외국인관광객 막은 일본…45조원 날아갔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작년 전체 여행산업의 15%
호텔보다 백화점이 타격..간사이가 간토 피해 2배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한 영향으로 올해에만 4조682억엔(약 45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리소나종합연구소는 일본 관광청이 공표한 외국인 소비와 숙박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2~12월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진데 따른 소비감소 규모가 4조682억원으로 달할 것이라고 4일 발표했다. 지난해 일본 전체 여행산업(27조9000억엔)의 15%에 달하는 수치다.호텔과 온천여관, 식당보다 백화점과 대형 약국체인(드러그스토어)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물품판매 손실 규모는 1조4423억엔으로 숙박(1조1816억엔), 음식(8675억엔), 교통(4163억엔) 부문을 웃돌았다.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한 영향으로 올해에만 4조682억엔(약 45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은 도쿄로 나타났다. 피해규모 상위 5개 지역에 전체 손실의 60%가 집중됐다. (자료=아사히신문)
지역에 따른 차이도 컸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은 도쿄로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8689억어치 사라진다. 오사카(5933억엔)와 나리타공항, 도쿄디즈니랜드가 있는 지바(4589억엔), 교토(3884억엔), 홋카이도(1840억엔)가 뒤를 이었다.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유명 관광지나 국제공항, 테마파크가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일 수록 손실규모가 컸다. 피해규모 상위 5개 지역이 전체 손실의 60%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치(1432억엔), 나라(1263억엔) 등 상위 10위 지역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전체 손실의 80%가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 등 간토 지역의 피해 규모(1조5064억엔)가 오사카, 교토 등 간사이 지역(1조2190억엔)보다 컸다. 하지만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간사이 지역의 손실은 지역 총생산의 1.5% 규모로 0.7%인 간토 지역보다 두 배 이상 컸다. 아사히신문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오사카 미나미 지역에 난립한 드러그스토어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아라키 히데유키 리소나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간사이는 아시아 여러나라로부터 가깝고 다수의 저가항공사가 취항해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2년말 내각 발족 이후 엔화 가치 하락, 비자 요건 완화 등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2012년의 3.8배인 3188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을 찾았다.

도쿄올림픽을 치를 예정이었던 올해 일본 정부는 40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됐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4월 이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격감했다.

일본 정부가 이달부터 전세계 155개국에 내린 입국금지 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받지 않고 있다. 대신 국내 여행비를 최대 50%까지 보존하는 '고투 트래블' 캠페인을 실시해 내국인의 여행 수요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