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명장 열전] ⑬ 음식 자격증 그랜드슬램 강현우 영산대 교수
입력
수정
최연소 조리기능장, 영양사, 위생사, 석·박사, 대한민국 명장
궁중 요리 한식 세계화 앞장…해외 인증 인재 양성 주력
"전문성 예술성 겸비, 고객 감동 주는 창의적인 요리해야" "이제는 제자들이 우리 사회에 우뚝 서는 모습이 최고 큰 보람입니다. "
대한민국 명장, 조리기능장, 기술지도사, 영양사, 위생사, 박사 학위.
영산대 호텔관광대학 조리예술학부 강현우(63) 교수는 음식 관련 자격증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인물이다.
그는 25년 전만 하더라도 중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이던 평범한 조리사였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조리 연구는 그를 박사, 대학교수, 대한민국 명장으로 이끌었다. 영산대 부산 해운대캠퍼스 조리예술학부에 만난 강 교수는 조리 복장 차림이었다.
그의 왼쪽 가슴에는 숙련 기술인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강 명장의 안내로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을 둘러본 영산대는 조리 특성화 대학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실습실은 학생 한 명씩 직접 조리 실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개인별 조리대 위에 설치된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강 명장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학생들이 화면으로 교수의 요리과정을 바로 볼 수 있다"며 "이탈리아 조리교육시설에서 공부할 때 눈여겨봤던 설비를 우리 대학에 그대로 적용했고 비대면으로도 실습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 조리실습실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비대면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집에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동양조리 전공 교수가 돼지족발 요리에 필요한 육수를 제조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강 명장은 "우리 학생들이 세계적인 전문조리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고 교수진과 교육 시설을 구축했다"며 "1개 강좌에 교수 2명이 강의를 하고 사회에서 성공한 스타 세프를 초청해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지식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5남 1녀 장남인 강 명장은 중학교 졸업 이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어린 마음에 밥은 안 굶고 살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부산 중구 국제시장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먹고 자면서 일했다.
시간을 쪼개 독학으로 공부해 1976년 조리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군에 입대해서도 공수부대에 배치돼 조리병으로 복무했다.
군에서 전역한 후에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한 강 명장은 1991년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자율 배식'을 제안해 하루 1만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강 명장은 1995년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조리기능장 시험에 37살 나이로 최연소 합격자가 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조리기능장으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 명성과 자부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야간과 휴일에 독서실에 상주하면서 부족한 것을 채워 갔다"며 "이때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커져만 갔고 회사의 배려로 2000년 이탈리아에서 선진 조리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얻었다.
강 명장은 2년 과정을 6개월 만에 속성으로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한식 세계화에 관심을 가졌다.
2003년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후에도 궁중 요리 등 한식을 어떻게 하면 외국인도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명장 선정 이후 이론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대학교에서 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 위생사 시험에 합격했다.
내친김에 부경대에서 식품공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9년 영산대 조리예술학부 교수로 임용돼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한 향토음식전문가 양성사업단장을 맡았고 교육부에서 주관한 K푸드 스타 세프 육성사업(5년간 45억원)을 수행했다.
해외기관과 양해각서 체결 40건, 특허 56건, 해외 WACS 조리경연대회 입상 185건, 국내 조리대회 입상 470건 등 한식 세계화와 제자들의 조리 역량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영산대 조리예술학부에 운영하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해외 공인기관(WACS)으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또 해외 기업 40여 곳과 협약을 체결해 해외 현장 실습과 취업을 연계하고 있다.
강 명장은 국내 학술지에 10편, 해외 SCI급 학술지에 9편을 게재했고 저서 6권(한국 전통음식 문화와 한식조리기능사, 고급 한식 요리 특선, 한식조리기능사 산업 기사 등)을 발간했다.
그는 해초·갈치·인삼 크로켓, 닭고기 핫바 등 제조 방법 4건을 특허로 등록했다. 부산지역 특급호텔에서 일하는 내로라하는 조리사 중 상당수가 강 명장의 가르침을 받았다.
강 명장은 "음식은 이미 국가의 경계가 무너지고 세계화가 진행 중이다"며 "한식도 전문성과 예술성을 겸비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요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철저한 분석과 계획을 세우고 한번 시작한 것은 기필코 완성하는 집념과 집중력을 발휘했다"며 "제자들이 끈기와 인내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는 세프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궁중 요리 한식 세계화 앞장…해외 인증 인재 양성 주력
"전문성 예술성 겸비, 고객 감동 주는 창의적인 요리해야" "이제는 제자들이 우리 사회에 우뚝 서는 모습이 최고 큰 보람입니다. "
대한민국 명장, 조리기능장, 기술지도사, 영양사, 위생사, 박사 학위.
영산대 호텔관광대학 조리예술학부 강현우(63) 교수는 음식 관련 자격증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인물이다.
그는 25년 전만 하더라도 중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이던 평범한 조리사였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조리 연구는 그를 박사, 대학교수, 대한민국 명장으로 이끌었다. 영산대 부산 해운대캠퍼스 조리예술학부에 만난 강 교수는 조리 복장 차림이었다.
그의 왼쪽 가슴에는 숙련 기술인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강 명장의 안내로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을 둘러본 영산대는 조리 특성화 대학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실습실은 학생 한 명씩 직접 조리 실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개인별 조리대 위에 설치된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강 명장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학생들이 화면으로 교수의 요리과정을 바로 볼 수 있다"며 "이탈리아 조리교육시설에서 공부할 때 눈여겨봤던 설비를 우리 대학에 그대로 적용했고 비대면으로도 실습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 조리실습실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비대면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집에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동양조리 전공 교수가 돼지족발 요리에 필요한 육수를 제조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강 명장은 "우리 학생들이 세계적인 전문조리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고 교수진과 교육 시설을 구축했다"며 "1개 강좌에 교수 2명이 강의를 하고 사회에서 성공한 스타 세프를 초청해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지식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5남 1녀 장남인 강 명장은 중학교 졸업 이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어린 마음에 밥은 안 굶고 살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부산 중구 국제시장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먹고 자면서 일했다.
시간을 쪼개 독학으로 공부해 1976년 조리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군에 입대해서도 공수부대에 배치돼 조리병으로 복무했다.
군에서 전역한 후에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한 강 명장은 1991년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자율 배식'을 제안해 하루 1만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강 명장은 1995년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조리기능장 시험에 37살 나이로 최연소 합격자가 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조리기능장으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 명성과 자부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야간과 휴일에 독서실에 상주하면서 부족한 것을 채워 갔다"며 "이때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커져만 갔고 회사의 배려로 2000년 이탈리아에서 선진 조리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얻었다.
강 명장은 2년 과정을 6개월 만에 속성으로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한식 세계화에 관심을 가졌다.
2003년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후에도 궁중 요리 등 한식을 어떻게 하면 외국인도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명장 선정 이후 이론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대학교에서 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 위생사 시험에 합격했다.
내친김에 부경대에서 식품공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9년 영산대 조리예술학부 교수로 임용돼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한 향토음식전문가 양성사업단장을 맡았고 교육부에서 주관한 K푸드 스타 세프 육성사업(5년간 45억원)을 수행했다.
해외기관과 양해각서 체결 40건, 특허 56건, 해외 WACS 조리경연대회 입상 185건, 국내 조리대회 입상 470건 등 한식 세계화와 제자들의 조리 역량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영산대 조리예술학부에 운영하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해외 공인기관(WACS)으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또 해외 기업 40여 곳과 협약을 체결해 해외 현장 실습과 취업을 연계하고 있다.
강 명장은 국내 학술지에 10편, 해외 SCI급 학술지에 9편을 게재했고 저서 6권(한국 전통음식 문화와 한식조리기능사, 고급 한식 요리 특선, 한식조리기능사 산업 기사 등)을 발간했다.
그는 해초·갈치·인삼 크로켓, 닭고기 핫바 등 제조 방법 4건을 특허로 등록했다. 부산지역 특급호텔에서 일하는 내로라하는 조리사 중 상당수가 강 명장의 가르침을 받았다.
강 명장은 "음식은 이미 국가의 경계가 무너지고 세계화가 진행 중이다"며 "한식도 전문성과 예술성을 겸비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요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철저한 분석과 계획을 세우고 한번 시작한 것은 기필코 완성하는 집념과 집중력을 발휘했다"며 "제자들이 끈기와 인내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는 세프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