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 복귀 준비"…연휴 마지막날 공항·철도역 북적

귀경객·추캉스족 몰려 고속도로 일부 구간 가다서다 반복
단풍 내려앉은 강원권 산에 인파…해운대 등 관광지는 한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귀경객과 추캉스(추석과 바캉스를 합친 말)족은 분주하게 일상 복귀를 준비했고 시민들은 차분하게 연휴 끝을 즐겼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강원도 주요 산에는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 발길이 이어진 반면 관광지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평소 명절보다는 차분했다.
◇ 고속도로 일부 구간 정체·공항과 철도역 북적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구간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안성분기점∼남사 부근 6㎞, 청주∼옥산 부근 3㎞ 등 모두 13㎞ 구간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은 잠원∼서초 구간 3㎞에서 정체다.

강원도 추캉스족이 주로 이용하는 영동고속도로에는 인천 방향 여주휴게소∼이천 구간 7㎞에서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막히는 구간 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인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승용차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출발해 서울 요금소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부산 4시간 50분, 목포 3시간 50분, 울산 4시간 20분, 광주 3시간 30분, 대구 3시간 40분, 대전 2시간, 강릉 3시간 10분으로 예상됐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교통량을 355만대로 전망했다.
제주국제공항은 추캉스를 마치고 육지로 돌아가는 관광객과 귀경객들로 종일 붐볐다. 이날 제주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이들은 4만5천2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제주항 여객터미널도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서울역과 부산역 등 주요 역사는 귀경객들로 북적였다.

KTX 상행선은 밤늦은 시간을 제외하고 매진된 상태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귀경객으로 붐볐다.

이날 기상 악화로 인천과 섬을 잇는 12개 항로 중 3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차질을 빚었지만, 나머지 여객선은 모두 정상 운항했다.

인천 여객선 이용객은 이날만 9천6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강원도 단풍 등산객 북적…관광지는 한산
울긋불긋 고운 단풍 옷을 입기 시작한 강원도 내 주요 국립공원에는 탐방객 발걸음이 이어졌다.

설악산은 지난달 태풍 피해로 인해 탐방로 일부분이 통제된 가운데도 이날 오후 2시까지 5천여 명이 찾았다.

지난달 말 대청봉에서 시작된 설악산 단풍은 중청대피소를 지나 이날 1천300m 고지 희운각 일원까지 곱게 물들었다.

오대산과 치악산과 태백산에도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이 몰려 가을 산의 정취에 흠뻑 취했다.

아직 단풍 소식이 도착하지 않은 중부지방 국립공원과 유원지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3천300여명이 찾아 천년 고찰 법주사를 둘러보거나 문장대 등을 오르며 휴일을 즐겼다.

월악산국립공원에도 3천900여명의 탐방객이 찾는 데 그쳤다.

충북지역 대표 둘레길이면서 괴산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괴산 산막이옛길에 1천300여명이 찾았고, 옛 대통령 전용휴양 시설인 청주 청남대에는 800여명이 방문했다.

청남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연휴 마지막 날인 데다 날씨도 흐려 입장객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명절 마다 입장객이 몰려 몸살을 앓던 용인 에버랜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비교적 한산했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은 야외에 설치된 대형 보름달 모형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장미원에서 만개한 꽃들을 구경하며 연휴 막바지의 아쉬움을 달랬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예년 명절보다 방문객이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용인 한국민속촌을 찾은 이들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어 전통 추석나기를 체험할 수 있는 '추석이 왔어요' 행사 등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송편 빚기, 차례상 차리기 등 다양한 전통 체험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대구와 경북지역도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산했다.

수성못 주변과 신천 둔치에는 마스크 차림으로 가볍게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몸을 푸는 시민들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주 보문단지, 대릉원 일대 등도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많이 붐비지 않는 모습이었다.

부산과 경남 관광지 역시 한산했다.

경남 대표 관광시설인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평소 연휴보다 이용객이 적었다.

연휴기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 등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명절 연휴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주 한옥마을에는 한복을 빌려입은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관광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에 늘어선 먹거리를 즐기거나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다닥다닥 붙어 이동하거나 사진촬영 등에 나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진안 마이산도립공원에도 연휴를 만끽하려는 행락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도립공원 입구 상가에는 배낭을 짊어지고 식사를 하는 이들로 붐볐다.

간혹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다니는 이들도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재현, 김동민, 장아름, 양지웅, 김솔, 이은중, 윤우용, 최은지, 임채두, 한무선, 박지호, 손형주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