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염원 담아…'자비 순례' 500㎞ 대장정 오른다

스님·신도 90명, 7∼27일 대구 동화사→서울 봉은사 걷기 순례
21일간 풍찬노숙…"완주 목표 넘어 '코로나 방역' 최선"
불교계가 '코로나 19' 극복의 염원을 담아 500㎞에 달하는 걷기 순례에 나선다. 5일 불교계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현 호계원장 무상스님, 중앙종회 사무처장 호산스님, 문화부장 오심스님, 신도 등 90명은 7일부터 27일까지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로 이어지는 순례 대장정에 들어간다.

'국난극복 자비순례'라는 이름의 순례 만행(萬行) 거리는 총 500㎞다.

참가자들은 7일 대구 동화사에서 입재식을 올린 뒤 출발해 21일간 하루 20∼30㎞를 걷는 강행군에 들어간다. 이어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새재 이화령, 충주 중앙탑, 양평 남한강변을 지나 26일 목표지인 서울 봉은사에 도착한다.

27일에는 봉은사에서 지난 3주간의 순례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회향식을 봉행한다.

참가자들은 순례 완주를 위해 매일 새벽 10여㎞를 걷는 훈련을 이어 왔다. 순례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인 길 위를 걷는 일인 만큼 잠도 대부분 캠핑장에서 개인 텐트를 치고서 노숙을 한다.

식사는 아침 간편식을 제외하고선 순례길로 배달되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이번 순례에는 지난겨울 한파 속 천막수행으로 관심을 모았던 '상월선원' 수행 멤버 여럿이 참여한다. 자승스님과 호산스님, 심우스님, 도림스님은 당시 비닐하우스로 지은 상월선원에서 석 달 간 동안거(冬安居)에 들어간 바 있다.

순례를 주최한 상월선원 측은 장기간 집단 순례로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방역 조치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이번 순례 홍보를 맡은 정오스님은 "자비 순례라는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완주를 넘어 무엇보다 코로나 방역과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상월선원 측은 순례 간 방역지침으로 ▲ 마스크 착용 ▲ 순례자 간 2m 거리두기 ▲ 대화 및 휴대전화 사용 금지 ▲ 1인 1텐트 및 야외 식사 등을 제시했다. 다만, 추석연휴 이후 코로나 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순례 일정을 축소하거나 전면 연기, 취소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