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대대적 조직 개편…신뢰 회복 '올인'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신한금융투자 제공
작년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선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투자자 신뢰 회복과 제도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상품의 선정,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소비자 보호 강화에 초점을 두고 전면 개편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연달아 터진 것을 계기로 고객 중심으로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지난 5월에는 19개 라임펀드 판매사 가운데 두 번째, 대형사로는 첫 번째로 자발적인 보상안을 결정했다.

이영창 대표가 회사의 조직, 제도, 기업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쇄신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주식중개, 운용, 투자은행(IB) 등 증권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조직 개편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상품 출시를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상품전략위원회)와 협의체(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에 금융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금융소비자보호총괄 책임자(CCO)와 금융소비자보호센터의 책임자를 합류시켰다. 상품출시위원회에서 출시가 의결된 상품이라도 CCO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품은 출시될 수 없게 됐다.

출시 상품에 대한 검증도 강화했다. CCO 산하 금융소비자 보호센터, 상품 제조 부서장, 영업담당 부서장은 함께 ‘상품출시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상품 출시에 앞서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이 갈지 합의하는 절차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투자의 위험요인, 구조의 복잡성,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 유무 등을 심층적으로 검토한다.

지난 8월에는 ‘소비자보호 오피서’가 출범했다. 소비자보호 오피서는 영업, 소비자보호, 컴플라이언스 등에서 오랜 경력을 갖춘 소비자보호부 직원으로 구성됐다. 주요 업무는 반기마다 전 영업점(88개 점포)을 대상으로 상품판매 과정을 점검하고 사고예방 교육을 하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제반 업무 및 상품판매 과정 등을 점검하고 개선해 소비자 친화적 상품을 만들고 판매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또 8월부터 매월 첫 번째 월요일을 ‘소비자보호의 날’로 지정했다.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각종 제도와 정책을 공유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7월 초에는 사모폐쇄형 상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해피콜’을 시행하는 등 선제적인 고객보호에 나섰다. 사전해피콜은 상품운용 전 청약 철회가 가능한 서비스다.

엄격한 상품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품공급 부서를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 한 곳으로 모아 상품공급 체계를 일원화했다. 이로써 IPS본부는 펀드, 신탁, 랩 등 주요 금융상품 공급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업계 최초로 출범한 상품심사감리부에는 기존의 상품에 대한 심사 기능과 감리 기능 외에 자산운용사를 심사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상품심사감리부는 심사, IB, 금융상품 판매 등의 경험을 갖춘 13명의 전문직원이 분기마다 감리 결과를 발표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소비자패널제도, 고객이 프라이빗뱅커(PB)를 카카오톡을 통해 직접 평가하는 제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