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양손잡이 경영'으로 미래먹거리 발굴

교보생명은 디지털 전환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은 새로운 성장 시장인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8월 창립기념사에서 ‘양손잡이 경영’을 강조했다. 급격한 시장 변화에 살아남고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려면 한 손으로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보생명은 미얀마를 시작으로 동남아 보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최근 미얀마 금융당국에서 주재사무소 설치 최종 인가를 받았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현지에서 보험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얀마의 생명보험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2028년까지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미얀마를 동남아 보험시장 조사와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경제적·지정학적 요충지로 삼아 향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도 등 신남방 지역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대내외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통합 고객서비스 앱인 ‘케어(Kare)’는 가입자들이 건강관리 서비스부터 보험금 간편청구 등까지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케어 앱의 ‘건강예측’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심·뇌혈관질환, 암, 치매 등 10여 개 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조언해 준다. 신용정보원 자료를 활용해 다른 보험사에 가입한 상품의 보장 내용까지 한 번에 조회하는 ‘건강보장’ 기능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챗봇(채팅 로봇) ‘러버스 2.0’도 선보였다. 퇴직연금과 대출 분야에 적용되던 챗봇 상담을 보험 업무 전체로 확대했다. 올해 말까지 보험료, 대출가능금액 등에 대한 간편 조회와 대출 신청, 계좌 변경 등도 가능하도록 챗봇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측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과 자연어처리 모델을 적용해 고객 맞춤형 정보와 정확도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교보생명은 내부 업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AI 기반의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BARO)’를 도입했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보험계약 승낙에 대한 의사결정을 처리함으로써 보험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임직원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이해수준 향상 과정’과 ‘빅데이터 활용 역량 내재화 프로그램’ 등도 운영했다. 교보생명 측은 “전사적 차원의 디지털 혁신 문화 정착과 인재 육성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