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배우자 해외여행 논란…이일병 '마이웨이' 왜 막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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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남편 이일병 교수 미국행 "요트 사러"
강경화 "남편에 귀국 요청하기는 어려워"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우리 서민도 해외여행 가고 전국 여행 가고 모임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명절에 부모 자식도 보지 말라던 국무총리님~답좀 주십시요. 화납니다."
"해외로 평생 한번인 신혼여행 가고 싶어도 못가는 예비 부부님들! 기념일이나 좋은 일 앞두고 오랫동안 '평생의 계획' 세우셨던 분들 참고하세요. 위법도 아니고 나쁜짓도 아니고 내 삶을 사는 건데 남들 눈치 볼 일 없다네요. 코로나가 하루 이틀 갈 것도 아닌데 각자 삶을 즐기세요들. 마스크나 많이 가져가면 걱정없겠죠 뭐! 마스크 안쓴다고 벌금 때리는 나라치고 마인드 참 세련됐네요."
코로나19 비상시국에 모임도 여행도 자제하고 명절에 고향도 찾지 못했던 국민들이 결국 분노했다.해외여행 가지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라던 외교부의 대국민 방침과 달리 정작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전 교수가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해외여행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추 장관 배우자의 해외여행 사실은 하필 전 국민들에게 명절 이동 제한이 내려졌던 추석 연휴에 공개돼 더욱 공분을 샀다.
하루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모임도 외출도 자제하던 국민들에게 전해진 이일병 교수의 해명은 더욱 혀를 내두르게 한다.KBS에 따르면, 이 교수는 공직자 가족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국민들은 정부의 권고조치를 따르며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런데 정작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전 교수가 요트구입과 자유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참고 견뎠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담하고 허탈하다"면서 "이 교수의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는가.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이 뼈아프다"라고 지적했다.이어 "국민들은 무엇을 위해 추석에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써야 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했는가"라며 "여행을 위해서는 2주간의 격리기간도, 그에 소요되는 시간과 돈도, 심지어 외교부장관이라는 아내의 지위조차 제약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번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지난 3일 출국한 이 전 교수는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 등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같은 계획은 수개월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지만 논란이 되자 비공개로 전환됐다.
국민들은 "내가 남편이라도 말 안들을 듯. 돈이 없길 하나 나이가 적길 하나. 그깟 문 정부 하에 장관자리 몇개월이 뭣이 중한디", "누군 멍청해서 이렇게 해외여행을 참고 사는 줄 아나 보다.한심하고 이기적으로 보인다", "코로나가 하루 이틀 갈 것도 아닌데 집회는 왜 못하나"라는 비아냥 섞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편 문제와 관련해) 강 장관이 ‘송구하다’는 말을 국민께 했다”면서 “그 정도면 됐다고 보며 이것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 강 장관을 공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외교부는 지난달 18일 해외여행 주의보를 연장하면서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 방지와 더불어 국내 방역 차원에서도 우리 국민의 해외 방문 자제가 긴요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