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트럼프에 변동성↑…실적개선株 주목해야[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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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건강 상태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 나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시장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건강 상태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긴 쉽지 않다. 대신 미국 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를 주시하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을 살펴보라는 조언이다.
건강 악화로 트럼프 국정운영 불가하면 '최악'
미 부양책 기대감 확대…실적 개선주 '주목'
수정헌법 25조 발동되면…'최악의 시나리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가 국정운영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다. 트럼프는 올해 74세의 고령인데다 비만 판정을 받아 고위험군에 속해있다.SK증권에 따르면 1967년에 승인된 미국 수정헌법 제25조에는 의학적 무능력 상태에 놓인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권력을 부통령에게 넘겼다가 상태가 회복되면 다시 권력을 환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트럼프가 국정운영을 할 수 없는 경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이 시나리오가 실제 벌어진다면 주식시장은 과거처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수정헌법 25조 발동 이후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총상, 조지 W 부시 권한대행) 당시에는 15일 이후까지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45일 이후부터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조지 W 부시의 경우 2002년과 2007년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딕 체니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2002년의 경우 수정헌법 25조 발동 이후 15일 만에 증시가 급락했다가 45일에 다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60일째 다시 하락했다. 2007년의 경우 30일까지는 계속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다 45일 이후부터는 상승세를 보였다.
완치되면 호재?…코로나19 책임론 부각될수도
두 번째로는 트럼프가 완치되는 시나리오는 시장에 긍정적이다. 트럼프가 완치되면 정부를 중심으로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과 동정여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지지율이 상승했다. 현재 조 바이든 후보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는 트럼프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다.반대로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수도 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노력하다가 감염돼 동정표를 샀지만, 트럼프는 코로나19 방역실패를 경제회복을 통해 잠재우려고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와 달리 항상 마스크를 썼고, 이번에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완치돼 정부와 여론의 힘을 받는 것이 트럼프로써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자가 격리로 선거 유세가 중단되고 그간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등의 모습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美 부양책 통과 가능성 커져…실적 개선 종목 주목해야
이처럼 트럼프의 코로나 확진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커졌지만, 미국 부양책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다행히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으로 대선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화당은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만큼, 부양책에 대해 느긋하게 협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이미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하원에 통과시켰고, 1조5000억달러도 양보할 수 없다던 백악관과 공화당도 강경입장에서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건강 상태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시장은 정책 공백을 채워줄 추가 부양책 합의 여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추가 부양책이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실적이 양호한 업종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코로나19 재확산, 미국과 유럽의 경기 개선 동력 약화, 정책 공백 등은 부담이다.국내 증시에선 정보기술(IT)와 자동차, 화학 업종 등이 유망하다. 이들 업종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정 종목으로의 쏠림보다는 업황 전체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