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차벽'에…野 "광화문서 대화한다던 文 어디갔나" [여의도 브리핑]

개천절 집회로 전선 넓히는 민주당
국민의힘 "왜 북한엔 공손하고 야당엔 오만한가"
정의당 "차벽 설치의 의미 되짚어봐야"
국민의당 "광화문 시대 열겠다던 대통령 어디로 갔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경기 김포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개천절 집회로 전선 넓히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한글날 집회 △고(故) 이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추모 △국민의힘의 새 당사 입주 △세계 주거의 날 △세계 한인의 날 △사자명예훼손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구형과 관련한 내용 등의 논평을 냈습니다.정부는 지난 3일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경찰 차벽으로 막은 바 있습니다. 민주당은 차벽을 두고 '방역의 벽'이라고도 했는데요. 이제는 개천절 집회로 전선을 넓히는 모습입니다. 다음은 민주당 논평입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 지난 8·15일 불법 집회 이후 우리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국민의 일상은 멈추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마음의 병까지 짊어진 국민도 계십니다.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로 광화문 광장부터 서울광장까지 곳곳이 멈추었고, 상인들은 또다시 피해를 봐야 했습니다. 보수단체의 집회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알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은 불법 집회를 두둔하고 있습니다. 정쟁만을 위해 정부를 비난하기보다 불법 집회로 일상을 포기하고 견뎌내고 계신 국민부터 바라보기 바랍니다. 이제라도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보수단체의 집회 철회를 외쳐야 합니다. 보수단체의 한글날 집회는 철회되어야 합니다. 또다시 국민의 희생을 바랄 수는 없습니다. 내 가족의 안전,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집회를 철회하기 바랍니다.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서울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민의힘 "왜 북한엔 공손하고 야당엔 오만한가"

국민의힘은 총 9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논란에 대한 내용 2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에 대한 내용 1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내용 1건 △새 당사 입주에 대한 내용 1건 △장관 출신 여당 인사들의 '셀프 국감'에 대한 내용 1건 △공무원 피살 사태에 대한 내용 1건 △국감 증인 채택 과정에 대한 내용 1건 △재정준칙 도입과 관련한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국민의힘은 북한의 공무원 피살 공무원 사태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자신들에게 오히려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다음은 국민의힘 논평입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북한에겐 공손하게, 야당에겐 오만하게' 정부여당과 국방부의 야누스적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다. 우리 국민을 해상에서 총살하고 불태운 북한의 잔혹 만행에는 침묵하더니, 야당의 '762' 지적에는 ‘첩보자산 공개’라며 펄펄 뛰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정부여당 인사들이 문 대통령 47시간을 변명하느라 정보자산을 노출 왜곡하고 있음을 지적해왔다. 더 바라지도 않는다. 앞뒤도 가리지 않고 야당이라 하면 눈에 쌍심지부터 켜고 보는 정부여당은, 야당에게 하는 만큼 단호하고 치열하게 대응해서 북한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기 바란다.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와 차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 "차벽 설치의 의미 되짚어봐야"

정의당은 총 3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세계 주거의 날 △한글날 도심 집회 차벽 설치 △고 이이효재 명예교수 추모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서울시는 오는 9일 도심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차 경찰 버스를 동원한 차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정의당은 단계적 제한이 아닌 봉쇄 원칙을 바탕으로 한 차벽 설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짚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정의당 논평입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 서울시가 한글날인 오는 9일에 도심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경찰 버스를 동원한 차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촉발의 순간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차선의 선택이었음을 이해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단계적 제한이 아닌 봉쇄 및 금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 차벽 설치가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짚어봐야 합니다.

집회 주최 측 역시 국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방역지침을 반드시 준수하는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국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의 훼손이 당연시되지 않기 위해서는 집회 주최 측의 노력 역시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방역과 집회의 자유 보장이 함께 가기 위한 조건이 어렵게나마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일 것입니다.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와 차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당 "광화문 시대 열겠다던 대통령 어디로 갔나"

국민의당도 총 3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공수처 설치 △국민과 직접 대화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판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 편향성에 대한 비판 등이었습니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연일 집회를 열고자 하는 보수단체와도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국민의당 논평입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 극우단체가 신청한 광화문 집회를 원천봉쇄하겠다며 법원에서 허락한 차량 9대를 막기 위해 어처구니없게도 몇백 대의 버스와 수만 명이 넘는 경찰로 빼곡하게 광화문 도심을 에워싸게 했던 정부가 전국의 놀이시설, 휴양시설은 아무 관심도 두지 않고 개방하여 곳곳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고 각 공원 주차장과 매표소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어도 봉쇄는커녕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어찌 설명할 것인가.

또 방역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며 추석 명절엔 조상님께 마음으로 성묘하고 집안에만 있으라 당부했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추석 당일 수행원들과 함께 멀리 봉하마을로 정치 참배를 다녀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경제적인 고통과 일상의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 있는 국민에게만 기승을 부리고 권력을 가진 위정자들이나 내 편인 사람들에겐 호의적이란 말인가. '광화문 시대를 열어 국민과 직접 대화하겠다'라고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은 어느 나라에 계시나.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