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사회("학생 코로나 우울 9월부터 심상찮아져…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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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코로나 우울 9월부터 심상찮아져…힘들면 연락하세요"
강윤형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 인터뷰
"기상·취침 시간 일정하게…일상 지키기가 코로나 우울 극복에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 거죠. 전반기까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이 늘었다는 증거는 없었는데 9월부터 심상찮아요.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에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정말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자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를 이끄는 강윤형 센터장은 '코로나 우울'이 곧 본격화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센터장은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전쟁 등 재난 시기에는 자살률이 줄다가 재난 후 자살률이 급증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 일반적인 재난 경과와 달리 8개월 넘는 장기간 재난 상황이 지속하면서 (재난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심리적 피로도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센터장은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라는 재난 시기에는 자살률이 줄다가 전쟁 후 각지에서 구호 물품이 들어오는 때인 '환멸기'가 되면 자살률이 급증한다"며 "코로나19 사태도 지금은 '재난기'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2월부터 본격화해 200일을 넘긴 만큼 곧 환멸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출범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교육과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 시행, 학교 응급 심리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아왔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진자·자가격리자가 발생한 학교에 응급 심리 지원이 급증하면서 강 센터장을 포함해 직원 8명에 불과한 센터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강 센터장은 "2014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확진자의 60∼70%가 1년 뒤 확진 당시 불안감, 낙인효과 때문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을 겪었다"며 "교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 확진자나 자가격리 학생들은 100% 정신 건강상 고위험군이 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학생들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응급 심리 지원을 통해 강 센터장은 최근 비대면 상담으로 코로나19 확진 학생을 여럿 만났다.
확진 학생들은 자신 때문에 학생, 교사 수백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친한 친구들이 자가격리 됐다는 점 때문에 심각한 자책감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을 향해 비난이 들끓을까 봐 휴대전화도 꺼두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강 센터장은 "감염병 상황에서 인간은 불안과 분노라는 두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희생양을 찾고 싶어하는 심리가 작용해 확진자·자가격리자에게 비난을 일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낙인효과가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고, 혹시나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그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또 "확진자, 자가격리자에게 '보고 싶다'는 문자 한 통은 생명수와도 같다"며 "이들이 학교로 돌아올 때 교사나 친구들이 격려하고 손뼉 쳐주고, 가능하면 친한 친구들이 같이 등교해주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강 센터장은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비대면으로라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일정한 시간에 기상·취침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정해진 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신경 써달라"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녀와 함께 운동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선생님들 역시 가능하면 취약계층 아이들을 직접 방문하고 아이들한테 안부 전화 한 통화라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센터장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24시간 비대면 온라인 상담 애플리케이션 '다들어줄개'를 이용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센터로 전화(☎ 02-6959-4638)하면 100명에 달하는 정신과 전문의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의 익명을 보장하면서 무료로 상담해줄 수 있다면서 연락을 주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 센터장은 "아이들이 호소하는 소소한 어려움을 무시하지 말고 경청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면 수업이 제한돼 있지만,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해내는 경험 또한 아이들에게 돈 주고 할 수 없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강윤형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 인터뷰
"기상·취침 시간 일정하게…일상 지키기가 코로나 우울 극복에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 거죠. 전반기까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이 늘었다는 증거는 없었는데 9월부터 심상찮아요.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에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정말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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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자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를 이끄는 강윤형 센터장은 '코로나 우울'이 곧 본격화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센터장은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전쟁 등 재난 시기에는 자살률이 줄다가 재난 후 자살률이 급증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 일반적인 재난 경과와 달리 8개월 넘는 장기간 재난 상황이 지속하면서 (재난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심리적 피로도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센터장은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라는 재난 시기에는 자살률이 줄다가 전쟁 후 각지에서 구호 물품이 들어오는 때인 '환멸기'가 되면 자살률이 급증한다"며 "코로나19 사태도 지금은 '재난기'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2월부터 본격화해 200일을 넘긴 만큼 곧 환멸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출범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교육과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 시행, 학교 응급 심리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아왔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진자·자가격리자가 발생한 학교에 응급 심리 지원이 급증하면서 강 센터장을 포함해 직원 8명에 불과한 센터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강 센터장은 "2014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확진자의 60∼70%가 1년 뒤 확진 당시 불안감, 낙인효과 때문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을 겪었다"며 "교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 확진자나 자가격리 학생들은 100% 정신 건강상 고위험군이 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학생들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응급 심리 지원을 통해 강 센터장은 최근 비대면 상담으로 코로나19 확진 학생을 여럿 만났다.
확진 학생들은 자신 때문에 학생, 교사 수백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친한 친구들이 자가격리 됐다는 점 때문에 심각한 자책감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을 향해 비난이 들끓을까 봐 휴대전화도 꺼두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강 센터장은 "감염병 상황에서 인간은 불안과 분노라는 두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희생양을 찾고 싶어하는 심리가 작용해 확진자·자가격리자에게 비난을 일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낙인효과가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고, 혹시나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그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또 "확진자, 자가격리자에게 '보고 싶다'는 문자 한 통은 생명수와도 같다"며 "이들이 학교로 돌아올 때 교사나 친구들이 격려하고 손뼉 쳐주고, 가능하면 친한 친구들이 같이 등교해주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강 센터장은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비대면으로라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일정한 시간에 기상·취침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정해진 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신경 써달라"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녀와 함께 운동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선생님들 역시 가능하면 취약계층 아이들을 직접 방문하고 아이들한테 안부 전화 한 통화라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센터장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24시간 비대면 온라인 상담 애플리케이션 '다들어줄개'를 이용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센터로 전화(☎ 02-6959-4638)하면 100명에 달하는 정신과 전문의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의 익명을 보장하면서 무료로 상담해줄 수 있다면서 연락을 주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 센터장은 "아이들이 호소하는 소소한 어려움을 무시하지 말고 경청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면 수업이 제한돼 있지만,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해내는 경험 또한 아이들에게 돈 주고 할 수 없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