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세…'트럼프 확진' 이전 수준 회복 [원자재포커스]

2일 '트럼프 코로나 확진'… WTI 4%대 급락
5일 '트럼프 조기 퇴원'…6%가량 상승
지난 2일 4%대 급락했던 유가가 사흘만에 6% 가량 반등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 대비 5.9% 오른 배럴당 39.2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5.1% 오른 41.29달러에 거래됐다.각 유종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한 지난 2일 4% 가량 하락했으나 사흘만에 이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주요 외신들은 5일 원유 시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퇴원한다는 소식과 추가 부양책 합의 기대감이 겹치면서 각 유종 가격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 추가 부양책이 나오면 공장 재가동 등이 활발해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이날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추가 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드류 해밀 대변인은 “펠로시 하원의장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한시간 가까이 통화해 부양책에 대해 논의했다”며 “다음날인 6일에도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국과 노르웨이 등에서 원유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노르웨이에선 석유노조가 파업해 해상유전 여섯 곳이 폐쇄됐다. 일평균 33만배럴 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노르웨이가 하루에 생산하는 석유·가스의 8% 수준이다. 미국에선 유전 밀집지대인 멕시코만에 대형 열대성 폭풍 델타가 북상하면서 각 시추·정유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선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의 17%, 미국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5% 가량이 생산된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허리케인 북상을 대비해 일대에서 비필수직원을 대피시켰다. BHP는 오는 7일까지 에너지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를 인용해 "델타가 현지시간 6일 밤에서 7일 새벽께 멕시코만 남동부를 지날 것"이라며 "시속 194km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국채 10·30년 금리는 지난 6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국채 시장에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8%로 전 거래일 대비 9% 가량 올랐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1.56%로 전 거래일 대비 약 8.5%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