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논란에 마음 복잡하다는 강경화…국감 앞둔 與는 더 심란

남편 논란에 "마음 복잡하다"는 강경화
與 지도부, 빠르게 사과 나섰지만…정쟁화 가능성
"국감이 장관 發 정쟁의 장 되지 않겠는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편 논란에) 마음이 굉장히 복잡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은 지난 5일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강경화 장관은 "복잡하다"며 현재의 심정을 전했지만 여당 내부는 더욱 심란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고개를 숙였으며 여당 일각에선 곧 있을 국정감사가 정쟁화될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남편 쉽게 귀국할 수 있는 상황 아냐"

강경화 장관은 같은 날 퇴근길에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남편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굉장히 당혹스러워 보였다"며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여러 사람하고 친구들하고 계획한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귀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은 앞서 진행됐던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서 관련 논란에 대한 언급 없이 국정감사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전날 이일병 교수의 미국 여행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해외여행 주의보를 내린 주무장관의 가족이 취미 생활을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개 숙인 여당 지도부…당내 분위기도 뒤숭숭

강경화 장관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재빠르게 사과에 나섰다. 지난 3일 강경화 장관 남편과 관련한 보도가 있었고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바로 다음 날 고개를 숙였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4일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으며 김태년 원내대표는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에 민주당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한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당내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황이다. 국감을 앞두고 연이어 내각 발(發)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 : 벌써부터 '추미애 국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가. 이미 검찰 수사로 정리가 된 부분도 여전히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 아니겠는가. 강경화 장관 논란이 국감을 또다시 정쟁의 장으로 만들까 하는 걱정이 왜 없겠는가.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