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A 라운드테이블 온라인 개최…비대면 국제회의 새 장을 열다

기고 -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된 올초부터 국제회의 산업은 산업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오고 있다. 기존 국제회의 산업의 중요성은 국내외 많은 관계자가 참가해 행사를 빛낼 뿐만 아니라 개최도시에서의 소비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로 평가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하늘길은 막혔고, 자의가 아닌 타의로 대부분의 국제회의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국제회의의 취소 및 연기는 주최기관과 행사를 대행하는 국제회의 기획업체, 호텔, 컨벤션센터, 국제회의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 업종의 매출 급감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국내 많은 도시의 도시마케팅 방법이 사라지게 되는 문제도 있다.지난 20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국 및 국내 도시의 인지도와 이미지 향상을 위해 국제회의 유치 및 개최에 많은 지원을 해오고 있었고, 이는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 한국은 국제회의 통계 인증기관으로부터 세계 1위 개최 국가로 두 번이나 기록되기도 했다.

현재도 한국은 세계 2위, 서울은 도시 기준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국제회의 산업이 모두 스톱되면서 향후 서울을 비롯한 국내 여러 도시마케팅 기관은 개별 도시의 국제 홍보를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가 화두가 됐고, 코로나19 이후 다시 여행이 가능해지면 사람들 기억 속에 도시를 어떻게 상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관광재단이 올해 초 개최하기로 유치했던 국제협회연합(UIA)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기로 결정해 얼마 전 100% 온라인으로 성공적인 행사를 치렀다.이번 서울관광재단의 온라인 행사는 기존 온라인 행사들과는 달리 도시 전체를 국제회의 개최지로 활용하는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줬다. 기존 대면 행사는 서울에서 개최되더라도 하나의 행사장에서 모든 행사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코엑스와 같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시설의 경우 외국인이 코엑스 단지를 벗어날 동기가 없어 인천공항과 코엑스 이외에는 보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 온라인 행사의 경우 콘퍼런스는 창덕궁에서, 워크숍은 세빛섬에서, 비즈니스라운지는 서울식물원에서 진행됐다. DDP 옥상정원에 누워서는 서울에 대한 다양한 영상 홍보물을 볼 수 있었고, 서울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면 서울 N타워에 차려진 서울관광재단의 홍보부스를 찾아가면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3차원(3D) 애니메이션으로 서울을 가상공간화해 참가자가 실제 도시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제공해줬다.

코로나19로 많은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기회의 문도 열리고 있다. 이미 한국은 정보기술(IT) 선진국으로 세계인의 머리에 포지셔닝 돼 있으므로 세계는 한국의 온라인 회의 플랫폼에 기대가 크다. 한국이 만들면 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실제 한국이 만든 국제회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세계 최고의 가상회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