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붕괴한 급경사지 4곳 중 1곳, 정부 평가에선 '안전'

이해식 의원 분석…"행안부, 재해위험도 평가 기준 개선해야"
올해 기록적인 집중호우 등으로 붕괴한 급경사지 4곳 중 1곳은 정부에서 앞서 '안전하다'고 분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해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붕괴한 급경사지는 모두 208곳으로, 이 가운데 25.4%에 해당하는 53곳이 재해 위험성이 없는 A·B등급이었다.

행안부는 '급경사지 재해위험도 평가기준'에 따라 급경사지를 A∼E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A 등급은 '재해 위험성이 없으나 예상치 못한 붕괴가 발생해도 피해가 미비'하고, B등급은 '재해 위험성이 없으나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다. D·E등급은 재해 위험성이 높아 정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는 곳으로 붕괴위험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A·B등급인데 붕괴한 급경사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원(14곳)이었고 이어 충북(10곳), 경기(8곳), 전북(4곳) 순으로 뒤를 이었다.

충북의 경우 올해 들어 붕괴한 급경사지가 모두 16곳인데 63%에 해당하는 10곳이 B등급 이상이었다. 경기도도 붕괴한 급경사지 8곳 중 5곳이 '안전하다'고 분류된 곳이었다.

올해 급경사지로 인한 재산피해는 모두 21억5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충북 제천시의 충북44급경사지(A등급) 붕괴로 3억2천400만원, 충주시의 충북38급경사지(B등급) 붕괴로 2억1천100만원의 피해가 각각 발생했다. 이 의원은 "기후변화로 집중호우 빈도와 강우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행안부의 '재해위험도 평가기준'을 시급히 보완·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