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양책 대선 이후로 연기"…다우 375p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추가 부양책을 11월3일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협상)대표들에게 대선 이후로 협상을 미루라고 지시했다"며 "대선에서 이긴 이후 대형 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낸시 펠로시(하원의장은) 형편없이 운영되고 범죄가 많은 민주당 주들을 위해 2조4000억달러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코로나19와 상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매우 관대한 1조6000억달러를 제안했지만 평소처럼 그녀는 (자기만)옳다는 신념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나는 그들의 요구를 거부하며 우리 나라의 미래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협상)대표들에게 대선 이후로 협상을 미루라고 지시했다"며 "그 때, 내가 대선에서 이긴 직후,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과 소상공인에 초점을 맞춘 대형 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에 집중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지난달 26일 보수성향의 배럿을 지명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은 오는 12일 청문회를 열고 대선 전 배럿 인준을 강행할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긴즈버그 후임 대법관은 올해 대선 승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배럿 인준 문제를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격돌이 예상되면서 추가 부양책이 대선 전에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에 미 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장중 200포인트 가량 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양책 협상 중단' 트윗 이후 순식간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종가 기준 전날 대비 375포인트(-1.3%) 떨어졌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경기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실물경제협회 연례회의 강연에서 지난 3월 초대형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굳건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선 과도한 부양책이 초래할 위험성은 훨씬 적다"며 "실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정책을 시행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불충분한 지원은 경기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미국 가정과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5,6월의 뚜렷한 반등세가 최근 희미해졌다고 지적하며 "회복 속도가 늦어질 경우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