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팩트체크] 9000억대 기술 수출한 올릭스…주가 급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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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떼아와 추가 기술이전 발표리보핵산(RNA) 간섭(RNAi) 기술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올릭스 주가가 기술수출 공시 이후 급락하고 있다. 기술수출 계약 체결 사실이 증권가에 미리 퍼진데다 예상보다 적은 규모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상보다 낮은 금액에 실망 매물 출회
올릭스 주가는 7일 오후 1시26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5.23%(3900원) 하락한 7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릭스는 이날 장 시작 전 프랑스 안과 전문의약품 개발사인 떼아에 안과질환 치료제를 최대 6억7000만 유로(약 9160억 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망막하 섬유화증 및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OLX301D’에 대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을 제외한 세계 판권을 떼아에 넘기기로 했다. 작년 3월 807억 원에 기술수출한 ‘OLX301A’의 기술이전 계약 범위도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을 뺀 세계로 넓혔다.
OLX301A는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다. 황반변성은 망막색소 상피세포에 변성이 생기면 중심시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안구 벽의 일종인 망막에 쌓이는 불순물의 성질에 따라 습성과 건성으로 구분된다. OLX301A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OLX301D는 망막하 섬유화증과 습성 황반변성을 동시에 치료하는 후보 물질이다. 올릭스는 OLX301A과 OLX301D에 대해 각각 선급금 530만 유로(약 72억 원)와 향후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1억6165만 유로(약 2210억 원)를 약속받았다. 제품으로 판매되면 매출의 일정 비율로 별도의 경상기술료(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다. 두 프로그램에 대한 총 계약 규모는 3억 3390만 유로(약 4564억 원)이다.
여기에 2년 내 올릭스가 신규 개발하는 안과질환 프로그램 두 개에 대해 동일한 조건으로 기술이전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최대 4564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이 추가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이날 계약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전날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올릭스의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지라시 등을 통해 미리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라시에선 OLX301A과 OLX301D의 계약 금액이 약 7000억원 정도에 기술수출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날 발표한 계약 금액(4564억 원)보다 높다. 기술수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도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9월25일부터 5거래일 동안 37.3% 올랐다.
한 기관 투자가는 “예상보다 낮은 기술이전 금액에다 시장이 그동안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봐 주가가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