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살 공무원 형 "동생 부부, 빚 청산 후 재결합하려 했다"

"가정불화로 월북 사실 아냐"
"부인과 사이 나쁘지 않았다"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의 친형 이래진 씨(55)는 동생이 부인과의 불화 등으로 월북을 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씨는 7일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동생이 제수씨와 이혼한 이유는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올까 봐 우려해서 그런 것"이라며 "자녀들이 어리니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한 것이다. 실제로는 두 사람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동생 빚이 정리가 되면 재결합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A씨는 도박 빚 2억6000여만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혼을 한 점은 월북의 정황 근거 중 하나였다.

또 이씨는 "오토 윔비어 유족 측과도 연대할 계획"이라며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17년 6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유족은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미국 법원은 유족 측 손해배상 요구를 받아들여, 우리 돈 5800억원 가량의 배상을 명령했다. 이후 오토 윔비어 유족은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나섰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가족 중에는 이 일이 언론과 정치권에서 정쟁화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들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우리 가족은 사망한 동생 포함 6형제다. 모두 제가 하는 일에 동의하고 있다. 제수씨도 제가 하는 일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동생이 실종됐을 때 정부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경 측은 헬기 지원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동생이 실종됐을 때 헬기 지원이 딱 1대 있었다"며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는 뜻이었다. 동생이 죽고 나서야 (정부가)헬기를 6대 띄워 수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월북 낙인 때문에)조카들이 학교에도 제대로 못 가고 있다"며 "조카 친구들이 (그런 내용을) 알아서 조카들이 고통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사고라도 어린 조카들이 충격이 클텐데 월북이라고 하니까 (더 큰 것)"이라며 "조카들은 동생의 월북 정황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고 했다.A씨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A씨 아들은 고등학생, 딸은 초등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두 아이를 둔 평범한 40대 가장이 월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A씨 SNS에는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게시물이 다수 있다. 딸과 함께 찍은 셀카에 한 지인이 "공주님 보면 피로가 확 풀리겠다"고 댓글을 남기자 A씨는 "네 이 맛에 사네요"라고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외신기자들과의 기자회견에서도 "동생이 실종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지역 어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꽃게 판매를 중계해줬다"며 "다만 몇만 원, 몇십만 원이라도 벌려고 그러지 않았나 싶다. 그런 동생이 어떻게 바로 몇 시간 뒤에 월북하느냐"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