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에 펼쳐진 하얀색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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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과천 프로젝트 2020' 당선작 '과.천.표.면' 8일부터 공개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조각장에 버섯 혹은 우산 같은 것들로 가득한 하얀 색 밭이 펼쳐졌다. 700여개의 기둥과 직경 1m의 원판들이 빼곡히 배치돼 새로운 하나의 표면을 만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관 야외공간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야외설치 프로그램 'MMCA 과천 프로젝트 2020' 당선작 '과.천.표.면'으로, 8일부터 내년 5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야외조각장에 흰색 기둥과 원반 700여개 설치해 새로운 표면 형성
경사지 특성 반영...관람객 높이 따라 달라지는 수평선과 인공림 경험
MMCA 과천 프로젝트는 과천관의 장소적 특징을 반영해 자연과 관객이 교감하는 예술적 경험을 추구한다. 특히 코로나 19가 확산하는 상황을 반영해 '숨, 쉼, 즐거움'의 세 가지 주제로 야외조각장 내 잔디밭을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날 공개되는 작품은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건축가그룹 stpmj(이승택 임미정)의 '과.천.표.면(The Surface)'. 야외조각장 내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다빝 경사지 위에 일정한 높이의 새로운 지표면을 형성하는 작품이다.
'과.천.표.면'은 청계산과 매봉산을 원경으로 삼고 잘 정돈된 조경을 근경으로 둔 과천관의 장소 특성에 주목해 관객들이 경사를 오르내리며 주변과 교감하도록 한다. 동일한 크기의 원판과 얇은 기둥으로 이뤄진 700여 개의 구조물이 경사지에 얹혀져 하나의 수평면을 구성한다. 원판과 기둥은 가볍고 내구성과 탄력성이 좋은 합성수지(POM·Poly-Oxy-Metheylene)로 만들었고, 그 내부에는 움직임에 반응해 소리를 내는 장치를 부착했다. 사람이나 눈, 비, 바람 등의 자연적인 힘에 의해 움직이고 스스로 제자리를 다시 찾으며 그에 따라 다른 크기의 소리들을 생성한다. 반사 재질의 나일론 메쉬가 원판(Disk)의 윗부분을 덮고 있어 설치 기간 동안 주변의 계절 변화를 담아낸다. 이를 통해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대상을 넘어서 시각, 촉각, 청각의 상호반응을 통해 주변의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감각적 매체가 되도록 했다는 것이 stpmj의 설명이다. 잔디밭의 가장 높은 곳에서는 원경과 근경을 반사시키며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경험하고, 잔디밭을 따라 수평선을 헤치며 점차 아래로 이동하면 얇고 탄력적인 기둥이 반복적으로 배열된 인공림을 경험한다는 것. 관람자의 눈높이에 따라 물과 숲의 영역이 바뀌는 변곡점이 대지의 다양한 곳에서 무작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과천관 1층 특별전시공간에서는 '과.천.표.면'의 현장 설치 전 과정을 담은 영상과 작가 인터뷰 영상, 작품의 개념, 아이디어 스케치 등의 자료를 소개한다. 또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강소진 김사라의 '사선의 사고(Diagonal Thought)', 유종수와 김빈의 '코어건축', 이용주의 '이용주 건축스튜디오' 등의 아이디어 드로잉, 이미지와 영상, 건축모델 등도 보여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과천프로젝트는 과천관 야외공간만이 갖는 장소 특성에 따라 가을, 겨울, 봄의 세 계절을 아우르며 자연과 관객이 교감하는 예술적 쉼터로서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