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은 씨젠, 면역진단은 바디텍메드에 주목”

하나금융투자 분석
백신 개발 이후 항체진단키트 수요 증가 예상
하나금융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살아가는(with Corona) 시대를 맞아 국내 진단키트 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8일 전망했다. 분자진단기업은 씨젠을, 면역진단기업은 바디텍메드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씨젠과 바디텍메드의 목표주가로는 각각 35만원과 4만4000원을 제시했다. 씨젠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국내에서 독보적인 진단기업이었다는 설명이다. 2019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지역별 관세청 진단키트 통관 데이터를 보면 송파구가 21.8% 비중을 차지한다. 씨젠은 송파구에 위치한 유일한 진단키트 기업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송파구 수출 비중은 36.8%까지 올랐다. 그 후 다른 진단기업들의 수출이 증가하며 21.8%까지 줄어들었다가 7월에는 39.5%까지 치솟았다. 8월에는 37.5%를 기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진단키트기업은 이미 씨젠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종료됐다고 봤다.

씨젠은 진단키트를 지역별로 다른 가격에 수출하고 있다. 가장 비싼 미국은 15달러, 개발도상국은 5달러 수준이다. 2분기 씨젠의 주요 수출지역은 2분기 남미국가들로 수출 가격대는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3분기 씨젠의 주요 수출 국가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이다. 유럽에는 진단키트를 비교적 높은 가격대로 수출하고 있다. 유럽은 여름휴가 이후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때문에 씨젠이 올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할 것이라 예측되는 4분기에도 본격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씨젠은 지난달 29일 동시진단키트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씨젠을 비롯한 분자진단 방식은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매우 높지만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든다. 최종 판정까지는 대략 6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면역진단 방식은 분자진단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15분 내외로 확인 가능하다.

면역진단은 공항에서 입국자 감염 여부를 판별하거나 대규모 전수조사를 위해 분자진단에 비해 유리하다. 면역진단에는 항원 및 항체 진단 방식이 있다. 바디텍메드는 1998년 설립해 20년간 면역진단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선 연구원은 바디텍메드를 '면역진단 업계의 씨젠'이라 표현했다. 바디텍메드의 면역진단 제품은 현장진단(POTC) 방식으로 소형 진단장비가 필요하다. 바디텍메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꾸준히 장비 수출을 계속해왔다. 2019년에 9322대의 장비를 판매했다.

바디텍메드의 수출 규모는 본점이 위치한 춘천시 통관 데이터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분기별 평균 수출은 약 145억원 규모였다.

회사는 코로나19 항체진단제품을 지난 4월부터 수출하기 시작했다. 인도나 남미 등 개발도상국이 주요 대상이다. 그 결과 2분기 바디텍메드의 수출은 전분기 대비 약 91% 증가한 256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는 지난 8월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춘천시의 8월 면역진단키트 수출금액은 전월 대비 75.7% 급증한 821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와 83억 원 상당의 항원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선 연구원은 해당 물량 공급은 지난달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항체진단키트가 필요하다”며 “향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항체진단키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