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인 듯 번개 아닌 희귀한 기상 현상 '코로나 방전' 포착

영국 공군, 적도 부근 상공에서 촬영해 공개

적도의 높은 밤하늘에서 '코로나 방전'으로 불리는 희귀한 기상 현상이 포착됐다.
영국 공군 99비행중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성엘모의 불'로도 불리는 코로나 방전을 포착한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포크 모양으로 대기 중 전기가 방전되는 모습은 번개가 아니지만, 번개와 비슷한 모습이다.

영국 공군은 다목적수송기인 C-17에 탑승한 승무원들이 밤에 적도 부근 열대수렴대(ITCZ) 상공을 관통해 비행할 때 이런 현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수송기가 어둠 속을 비행하는 와중에 번쩍이는 불빛이 나타나는데 번개와 매우 흡사하다.

영국 공군은 트위터에 "성엘모의 불은 위험하지는 않지만, 보통 폭풍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열대수렴대는 적도 부근에 지구를 둘러싼 지역으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무역풍이 수렴되는 곳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코로나 방전으로도 불리는 이 기상 현상은 항공기가 천둥을 동반한 폭우나 마른 눈, 얼음 결정 사이로 비행할 때 프로펠러나 날개 끝, 앞 유리, 기수에서 종종 관측된다.

대기 중 강력한 전기장이 형성된 경우, 보통 딱 하고 갈라지는 소리나 쉿쉿 하는 소리도 동반한다.

성엘모의 불은 천둥을 동반한 폭우 아래 지면이 전기로 충전됐고, 지면과 구름 사이 대기가 고압 상태일 때 발생한다. 윌리엄 비티 전기기술자는 "전압이 공기 분자를 분열시키면 기체가 빛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성엘모의 불은 지상에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하지 않지만, 앞으로 폭풍우가 몰아칠 것이라는 경고가 되기도 한다.

뱃사람들은 이같은 현상을 번개가 치기 전에 목격할 수 있다.

선박은 광대한 열린 공간에 가장 큰 물체로, 번개를 유인할 수 있다.

국립기상국은 "성엘모의 불은 돛대 꼭대기에 급격히 전하가 증강되면 나타나는 빛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무방비한 뱃사람들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대피 장소로 피신해야 한다.

5분 후 돛대에 번개가 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지중해의 뱃사람들은 이같은 기상현상이 돛대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신이 연출하는 현상이라 여겨 뱃사람들의 수호신인 성인 엘모의 성화(聖火)라고 이름 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