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람이 먼저라던 文, 피살 공무원 아들에 영혼없는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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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아버지 잃고 범죄자 아들 된 아이"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북한군 총격에 숨진 공무원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거론하며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어봤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성의 없는 태도에 유족과 국민 분노 느껴"
"편지 제대로 읽어보셨는지 상당히 의문"
김종인 위원장은 8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번 우리나라 해수부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서 살해되고 불태워진 일이 있은 후에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눈물로 쓴 편지를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졸지에 아버지를 잃고 범죄자의 아들이 되어버린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끝까지 읽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어보셨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면서 "사람이 먼저라며 국민의 아픔을 보듬겠다던 대통령이 어디 딴 데로 가 계시지 않는가 생각한다. 대변인 뒤에 숨어 영혼 없는 답변만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맹비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유가족 아픔을 돌보지 못하는 메마른 감수성 수준을 보여준 것 같다. 성의 없는 태도에 유족이 아닌 국민들도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차라리 답변을 안 하는 게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아들에게 편지의 답장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은 편지가 아닌 대통령의 대통령다운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을 밝히고 국민께 사죄하고 북한의 책임을 당당하게 물어주셔야겠다"며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국민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숨진 공무원의 아들은 지난 5일 공개된 자필 편지에서 부친 월북설에 대해 "(아빠는)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39㎞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께 묻고 싶다"며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직접 답장을 쓰겠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