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정부 시위' 사진 전시 마카오 세계보도사진전 돌연 중단

언론 단체 "외부 압력 결과라면 표현의 자유 침해하는 심각한 사태"
마카오에서 개최 중이던 세계보도사진전이 폐막 2주일을 앞두고 갑자기 중단됐다. 전시 작품에 홍콩 반정부 시위를 찍은 사진들이 포함된 게 그 이유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카오에서 지난달 25일 개막한 '세계보도사진전 2020'이 지난 주말 갑자기 중단됐다.

마카오 내 포르투갈 공동체 '카사 드 포르투갈'과 국영 마카오 재단이 공동 개최한 이 행사는 오는 18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측은 돌연 "내부 사정"을 이유로 전시를 중단했으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마카오 매체들은 지난해 홍콩 반정부 시위를 담은 사진이 전시된 것이 이유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전시 관람객에 따르면 전시 작품 중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포함됐다. 2008년부터 마카오에서 개최돼온 세계보도사진전은 세계 각국에서 출품된 사진 중 본선 진출작들을 전시한다.

마카오 포르투갈·영자지 연합은 성명을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전시회가 조기 중단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만일 일부 전시 사진과 관련한 외부 압력의 결과라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사태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마카오 야당 의원 아우캄산은 "정부가 이 일의 배후라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정부는 지난 6월 4일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사진전을 불허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개최한 마카오 재단 측은 외부 압력을 부인했다.

SCMP는 마카오 정부 대변인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