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운용사 난립이 사모펀드 부실사태 초래"

자본시장硏 "퇴출 활성화 필요"
라임·옵티머스 등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잇따라 벌어진 것은 대체투자 위주의 전문사모운용사가 지나치게 난립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전문사모운용사 현황 및 경영성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문사모운용사는 모두 264개다. 5년 새 200개 이상 늘었다.

특히 대체자산 중심 전문사모운용사는 2015년 33개에서 올해 3월 184개로 늘었다. 사모펀드 내 대체자산 비중은 88%에 달했다.

운용사가 단기간 급증하면서 경쟁도 격해지고 있다. 전문사모운용사 중 운용 규모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CR3)은 2015년 35.6%에서 지난 3월 19.5%로 낮아졌다. 사모운용업계 시장 집중도를 보여주는 허핀달-허쉬만지수(HHI)는 2015년 733에서 지난 3월 275까지 하락했다.경쟁은 헤지펀드들이 주로 자리잡은 혼합자산운용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혼합자산운용사의 CR3는 2015년 83.1%에서 지난 3월 21.1%로 떨어졌다. HHI는 같은 기간 2776에서 284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계속 터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이런 전문사모운용사 간 경쟁 심화를 꼽았다.

김 위원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거나 불법·부정행위를 해서라도 운용 성과를 높일 유인이 전문사모운용사에 존재한다”며 “이미 경쟁이 심한 만큼 진입장벽을 높이기보다는 부실·부적격 운용사 퇴출이 적시에 이뤄지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