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년 연속 PS 탈락 확정…한계점 다다른 내부 육성

팬들 사이에서는 삼성 최근 성적 '비밀번호 9-9-6-8-8' 화두
2020년 삼성 라이온즈의 실험은 미완으로 끝났다. 희미하게 남아 있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10일 경기가 끝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삼성은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10일 현재 삼성의 성적은 56승 3무 71패다. 남은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승률 5할을 넘지 못한다.

반면 NC 다이노스, LG 트윈스, kt wiz,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는 남은 경기에서 모두 패해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둔다.

냉정하게 삼성은 현재 순위인 8위를 벗어나기도 어렵다. 삼성과 7위 롯데의 격차는 9.5게임으로 벌어졌다.

야구팬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9월부터 '삼성의 비밀번호 9-9-6-8-8'이 화두에 올랐다.

올해 삼성의 순위를 8위로 확신하며, 2016년부터 올해까지 순위를 나열한 것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시즌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2011∼2014년에는 4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왕조'를 이뤘다.

그러나 지금은 하위권에서 왕조의 기억만 더듬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9월 30일 허삼영 당시 전력분석팀장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삼성은 허삼영 감독과 3년 계약했다.

투수 출신인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 고졸연고구단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초라했다.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일찍 마친 허 감독은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라이온즈에 입사했고, 1998년 이후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하며 KBO리그에서 손꼽는 전력분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은 파격 인사를 단행했고, 허삼영 감독은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꾀했다.

허 감독은 시즌 초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을 바꾸고,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와 국내 선수 최영진, 김지찬 등에게 내·외야를 오가게 하는 등 눈길을 끌 만한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이 빛을 발한 때도 있었다.

삼성은 6월에 15승 10패를 거두는 등 10개 구단 중 4번째로 30승(25패)을 채웠다.

삼성이 30경기 이상을 치른 상황에서 4위 이상으로 올라온 것은 2015년 10월 5일 이후 5년 만이었다.

10개 구단 중 4번째로 30승을 채운 것도 2015년 이후 5년 만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순위는 점점 떨어졌다.

팀 타율 7위, 팀 평균자책점 6위의 허약한 전력은 경기를 치를수록 '성적 하락'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선수 살라디노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삼성은 100% 전력으로 시즌을 완주해도 상위권을 노릴 수 없는 전력'이라고 평가했고 이는 순위로 증명됐다.
허삼영 감독은 자주 "팀의 전력층을 두껍게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한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에도 긍정적인 신호는 있었다.

최채흥과 원태인 등 젊은 투수가 풀 타임 선발로 활약하고, 최지광과 김윤수가 불펜 핵심 전력으로 도약하고, 신인 김지찬이 내야진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주전들의 전력이 타팀에 밀리는 상황에서, 백업들의 성장으로만 순위를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했다.

삼성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인 라이온즈 파크를 홈으로 쓴 2016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내부 육성만으로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금전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내부 육성만으로 한계를 느끼면 다른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을 동시에 시도해야만 팀 전력을 더 빠르게 끌어 올릴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