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신임대표는 11일 "금기를 깨고 독자적인 정책으로 승부해 진보정당의 가치를 국민이 인정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연합뉴스와 한 취임 인터뷰에서 "그동안 정의당은 '평론 정당'에 그쳤다"며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을 강화한 대표로 한 획을 긋고 싶다"고 말했다.
1970년 생이자 원외인 그의 당선은 이변이자 '심상정-노회찬'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 1세대를 마감하고 2세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원내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 제도 정치와 타협해 온 그간 당의 노선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터져나온 결과로도 읽힌다. 그는 자신의 당선에 대해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어필한 것 같다"며 "당이 상황을 인식하기를 원내, 원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과단성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심상정 전 대표 노선의 계승 문제에 대해선 "끊임없이 연구하고 대중화하는 고민을 했던 노 의원과 과단성이 있는 심 전 대표를 묶어 '과감한 대중성'을 향후 정의당의 노선으로 담아보려 한다"고 했다.
뜨거운 화두인 '민주당 2중대' 탈피 문제를 놓고는 "여당은 경제·민생·재정 문제에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력한 비판자 역할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보수 정당의 기세가 강했던 과거에는 선거전에서 민주당과 연대했는데, 지금은 민주당이 여당"이라며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민주당은 책임을 느껴야 하는데, 후보를 낸다면 우리는 진보 시민사회와 연합해 경쟁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노동 개혁에 대해선 "비정규직 보호를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해고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업을 도와주기 위한 개혁"이라고 꼬집었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정의당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 축소된 게 사실이다. 김 대표가 발딛고 선 냉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정기국회 목표에 대해서 그는 "정부보다 진일보한 '전 국민 고용 및 소득보험' 법안을 추진하겠다"며 "처벌 조항이 있는 낙태죄도 빨리 대응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예산안이 556조원인데 좀 더 과감하게 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재정 여력이 있기 때문에 추경을 찔끔찔끔할 바에야 600조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경쟁 상대로 민주당 잠룡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호명했다.
그는 "앞으로 정의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책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 경쟁이 민주당이 보수화하지 않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의견 차이로 올해 초 탈당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선 "복당 요청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진 전 교수는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계속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