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대로는 대선 진다…비대위 더 못끌고 갈 수도"(종합)

'상임위 재조정 주장' 등 거론하며 기득권 문화 질타
재보선 경선준비위 구성 잡음에도 불편한 심기 내비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 진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비대위원 및 주요 당직자들을 앞에 두고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연합뉴스에 전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상임위원장직을 민주당과 '11대 7'로 재배분하자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오는 데 대해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

당내 일부 중진은 국정감사 이후 원 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 개도 갖지 않기로 했으면 최소한 전반기 국회라도 그렇게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자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포기했다.

'알짜'를 포함해 7개를 주겠다는 민주당 제안도 김 위원장의 결단으로 거절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다가는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며 당이 총선 참패에도 여전히 '기득권 문화'에 젖어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당 재보선 준비조직 출범이나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처리를 둘러싼 논란에서 당이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식도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보선 준비조직의 경우 애초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끄는 것으로 내정됐지만, 이날 비대위 의결 직전 김 위원장이 백지화했다. 이후 김상훈 의원이 '경선준비위원회'를 이끄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이 당의 선거 승리보다 개인의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