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은 금융 위기의 10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은 2008년 금융위기 때의 10배에 달한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OECD 고용전망 2020≫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지난달 말 번역본을 낸 이 보고서의 부제는 ‘코로나19:보건 위기에서 일자리 위기로’다.

OECD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회원국의 총 근로시간은 처음 3개월간 1.2% 감소한 데 비해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는 12.2% 감소했다. 사실상 채용활동도 중단되고 구직자수도 급증해 사실상 노동시장 전반에 강한 충격을 줬다. 세계 각국 정부는 소득 및 고용 유지를 위한 정책적 개입을 추진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결정적이다. 금년내 2차 확산이 도래할지 여부에 따라 시나리오를 2가지로 나누어 전망해 본 결과 2차 확산이 일어나는 경우 OECD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지난해 말 5.3%에서 2020년말 1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내 2차 확산이 없을 경우 2021년 말 실업률은 7.7%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실업률이 실제 상황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구직활동도 줄어들어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채용 자체가 줄어들면서 청년층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년 2월에서 5월 사이 미국과 유럽 OECD 국가에서 온라인 채용공고 수는 35%나 감소했다.

현재 제시되는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에 따르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이 널리 보급되는데 최소 12~18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시장의 충격은 당분간 계속될 걸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고용유지, 가족돌봄 지원, 소득보호 등 각종 지원 정책을 통해 근로자를 계속 지원하되 기업 활동과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등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최종석 전문위원 js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