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중국서 무작위로 배달된 '정체불명' 씨앗…알고보니

미국 농무부, 배송 번호 통해 출발지 추적
판매량 부풀리려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상술로 드러나
올 여름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중국발 씨앗의 정체가 밝혀졌다. 중국이 각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바이오 테러를 하려 한다는 등 괴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판매량을 늘리려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상술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가(USDA)가 해당 씨앗의 정체와 출발지 등을 조사한 결과 소포 겉면에 붙어있는 라벨 정보가 대부분 '가짜'로 확인됐다. 이 소포는 허위 고객들에게 물건을 보내 판매량을 부풀리려는 중국 쇼핑몰들의 '사기 행각'으로 드러났다. 쇼핑몰들이 제품 대신 값싼 씨앗을 넣어 세계 각국에 보낸 뒤 이를 판매량에 집계해 '3만개 판매' 등 문구를 넣은 것이다.농무부는 소포 겉면에 붙어 있는 배송 번호를 통해 출발지를 추적했으며, 가짜 배송 번호가 적힌 일부 소포를 제외한 나머지들의 정보를 추적해 조사를 벌였다. 추적된 정보를 통해 전화를 걸자 수신인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직원이었다. 이에 USDA는 중국 당국의 도움을 요청했다. 또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허위 고객에 택배를 보낸 '사기'라고 USDA는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중국에서 발송된 것으로 의심되는 곡물 종자 소포들이 미국 켄터키 등 9개 주와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각지에 배달됐다. 소포에는 내용물이 보석이나 장난감 등이라고 표시돼 있었지만, 정작 열어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씨앗이 들어 있었다. 실제로 오하이오, 텍사스 등에선 주민들이 중국 쑤저우에서 받은 소포의 겉면 사진과 씨앗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씨앗을 둘러싸고 많은 괴소문이 돌자 미국 농업당국은 "절대 심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해외 판매자로부터 종자 구매를 금지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