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95%는 외국인…과태료는 고작 89억원"

불법 공매도로 적발된 투자자의 95%가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간 이뤄진 불법 공매도 규모는 1700억원 규모이지만, 이에 대한 과태료는 9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 간 공매도 위반 조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무차입 공매도로 적발된 규모가 1713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미리 내다 파는 투자 기법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행위로 불법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무차입 공매도 제재 건수는 32건이었다. 이 중 31건이 외국계 금융사 및 연기금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과태료(1억2000만~75억480만원)가 부과된 건수는 4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24건은 1억원 이하(750만~7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고, 3건은 주의에 그쳤다.

김 의원은 "고의성 여부와 무차입 공매도 횟수 등을 고려해 과태료를 결정한다고 해도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에 비해 제재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직원 등의 착오·실수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엄중하게 조치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시장 참여자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국은 해외 주식시장과 달리 개인의 비중이 60~70%로 높지만, 공매도 시장에서는 반대로 60~70%가 외국인"이라며 "주식시장은 철저하게 전산화되어 운영됨에도 공매도 시장은 전화나 채팅 등 깜깜이로 이루어져 개인들의 불만과 불신을 자초하고, 무차입 공매도의 95%는 외국인임에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공매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최대 3배까지(이익 산정이 곤란한 경우 10억원 이내) 과징금을 부과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