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유가 50달러 넘기기 힘들다…석유시대 종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원유 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경기 둔화와 이동제한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줄어들었고 미국, 유럽 등에서 ‘친환경 정책’이 힘을 받고 있어 향후 수요 회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피크오일(석유 생산의 정점)’에 대한 논쟁이 다시금 대두됐습니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쉬츠 수석전략가는 “지금은 석유 공급의 정점이라기보다는 수요가 정점에 다다른 상태”라며 “석유 가격은 배럴 당 50달러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습니다. 우선 기술적인 부분입니다. 셰일오일이 등장한 것인데요. 셰일오일은 1800년대에 발견되었지만 한동안 외면받았습니다. 원유보다 더 깊은 곳에 매장되어있어 시추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채굴 기술이 발전하면서 2010년대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매장량도 풍부합니다. 셰일오일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면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2008년 7월 초 배럴당 145달러를 찍었던 유가는 2016년 30달러대로 떨어졌습니다.앤드류는 환경적 측면이 원유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짚었습니다. 신기술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고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친환경 정책이 주요 정책 주제로 대두되었기 때문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는 청정에너지 및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고 유럽에서는 7500억 유로 규모의 복구 기금 중 최소 30%가 환경 보호를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될 전망입니다.

쉬츠 전략가는 “향후 20년 이상 석유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을 보면 원유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분석가들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환경 변화는 원유의 영향을 받는 주식과 통화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앤드류 쉬츠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가 향후 10년동안 미국과 유럽의 재정 부양책에서 가장 큰 주제가 될 것이라고도 예상했습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