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최대 5000만원까지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월세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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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대출 상품 앞다퉈 출시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전세대출에 초점을 맞춰 대출상품을 운영해왔던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월세 전용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월세나 반전세 세입자라면 은행별 혜택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월세 전용 대출상품을 알아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매달 집주인 계좌로 송금
월세 이외 용도로 쓸 수 없어
신한카드도 월세 결제 서비스
월세 시장규모 연간 6조원
업계 "상품 출시 늘어날 것"
마이너스통장처럼 쓰는 월세 대출
월세대출은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방식이 보편적이다. 대출을 신청할 때 부동산에서 작성한 월세 계약서를 내면 전체 월세 계약기간이 대출 한도가 된다. 예를 들어 월세 50만원짜리 집을 2년간 계약했다면 2년간 월세 납부 예정액인 1200만원이 대출 한도다. 이 금액은 매달 정해진 월세 일자에 맞춰 집주인 계좌로 송금된다. 대출액을 월세 이외 용도로 쓸 수는 없다. 단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원할 때 상환해 대출 이자를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시중은행들은 월세 세입자 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형태의 월세 전용 대출을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형태 대출인 ‘KB주거행복 월세대출’과 ‘KB주거행복 월세통장’을 운영 중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보증금이 있는 월세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고 5000만원 한도 내에서 KB주거행복 월세통장으로 대출한도를 약정한 뒤 대출금으로 월세자금을 내는 방식이다.
대출금은 월세자금을 내는 데만 사용해야 한다. 월세는 임차인의 대출통장 계좌에서 임대인 계좌로 매달 자동 이체된다. 임차인은 월세를 내는 날짜를 챙기거나 자금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돼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소비자가 대출 계약 후 월세 자동이체 계좌를 등록하면 이체 수수료도 무료다. 또 월세 이체 알림 서비스도 제공한다.하나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방식의 ‘하나월세론’을 판매 중이다. 남은 임차 기간의 월세 금액 범위 내에서 최고 5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임차 보증금은 최고 3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서울보증보험에 가입해 보증금의 80%에서 잔여 월세를 차감한 범위에서 대출해준다. 서울보증보험 가입 시 생활자금 용도로도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마이너스통장 형태기 때문에 여윳돈이 생기면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다.
모바일·청년 전용 월세대출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용 ‘쏠편한 전세대출’에서 월세자금대출을 함께 운영 중이다. 만약 전세자금대출만 신청할 경우 최대 5억원 이내, 보증금의 80% 이내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전세보증금에 월세자금을 같이 대출받을 경우에는 보증금의 90%까지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최대 24개월분, 5000만원 이내에서 월세를 대출받을 수 있다. 월세는 매달 임대인의 계좌로 자동 입금된다. 우리은행은 청년에게 특화된 ‘우리 청년맞춤형 월세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만 34세 이하라면 최대 12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금리는 연 2%대 수준이다.
카드로 월세 내는 상품도
월세를 신용카드로 내는 방법도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카드로 월세를 결제할 수 있는 ‘마이월세’ 서비스를 내놨다. 카드로 월세를 미리 내고 카드 결제일에 대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월세를 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수수료율은 1% 수준이다. 임차인과 임대인 중 수수료 지급 주체를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월세 전용 금융상품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세 시장 규모가 연간 6조원에 달하는 등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월세(반전세 포함)가 전세 물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9040건으로 전세 매물 8727건보다 313건 많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전세대출에 초점을 맞춰 운영해왔지만 최근 월세대출 상담 문의가 크게 늘면서 관련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며 “현재 금리가 낮아 월세대출 금리도 신용대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가 있어 실수요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