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쿄·오투 "OPCD '이주민' 프로젝트 값진 경험…음악적 소통의 장"
입력
수정
OPCD 힙합 앨범 프로젝트 '이주민'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앙코르' 14일 공개
이쿄·오투 각각 랩·프로듀싱 참여
"함께 성장하는 '이주민' 프로젝트 값진 경험"
![사진=오투, 이쿄](https://img.hankyung.com/photo/202010/01.24068324.1.jpg)
도봉구청 OPCD가 함께하는 힙합 앨범 프로젝트 '이주민'의 시작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래퍼 화지(Hwaji)는 공개 모집을 진행해 비트메이커, 래퍼, 보컬 등 프로젝트에 함께할 총 12인을 발표했다. '이주민'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각기 다른 곳을 향해 나아가는 개인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2주간 송 캠프를 통해 함께 음악을 완성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그렇게 화지를 필두로 한 첫 번째 앨범 '프리덤 에인트 프리(Freedom ain't Free)'가 제작됐고, 이후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인 '앙코르'가 오는 14일 공개된다.올해는 화지가 없이 총 10인이 모여 '이주민' 시즌2 컴필레이션 앨범 '앙코르'를 완성했다. 지난 7월 프로듀서 4인과 래퍼 5인, 보컬 1인이 모여 약 3일간 송 캠프를 진행했고, 당시 나온 노래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담은 앨범을 만들어갔다. 이쿄는 래퍼로, 오투는 프로듀서로 각각 '앙코르' 앨범에 참여했다.
'앙코르'에는 이주와 정착을 콘셉트로 하는 플립(flip) 형태의 서사가 존재한다. 1~3번 트랙인 '모닝(Morning)', '춤', '온도(Only Need Down Off)'는 이주에서 정착을, 5~7번 트랙인 '문(MOON)', '시소', '클러치(Clutch)'는 정착에서 이주를 그리워하는 시선을 담아냈다. 각자 다른 위치에서 출발한 서사는 지금을 노래하는 4번 트랙 '우리끼리'에서 만난다. 처음과 끝 트랙에서 중심인 4번 트랙을 향해 감상하도록 배치한 앨범 구성이 듣는 재미를 배가한다.
이쿄, 오투는 입을 모아 '이주민' 프로젝트에 대해 "재밌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래 송 캠프를 통해 서로 얼굴을 알고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헤어지는데 지난해 이례적으로 화지 형이 이걸로 앨범을 만들겠다고 했다. '놀자'라는 마음보다는 무겁지만 또 부담을 갖고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화지 형이 빠져서 걱정을 많이 했다. 여러 사람을 한 데 묶어주는 리더의 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각자의 색깔에서 나오는 것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주민' 프로젝트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했다. 홀로 음악 하는 이들에게는 더없는 활력이 되고 있다고 두 사람은 전했다. 이쿄는 "'이주민'은 혼자 음악을 하던 내게는 정말 값지고 신기한 경험이다. 음악 하는 친구들이 다들 그만둔 시점에 '이주민'을 만났다"며 "내가 모르지만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정말 음악을 잘하는 사람들 혹은 앞으로 더 잘 할 사람들을 미리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석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흡족해했다.오투 역시 '이주민'을 통해 큰 음악적 자극을 받고 있다고. "후회하기 전에 해보자면서 꿈을 안고 무작정 음악을 혼자 시작한 케이스"라고 말문을 연 그는 "송 캠프는 피드백이 바로 오니까 좋더라. 혼자 할 때는 항상 내가 하는 것에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확실히 반응이 오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새로운 관점에서 얘기해 주니 나를 더 넓게 보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보통 작업에 대한 결과물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창작 과정을 다 볼 수 있는 거다. 무에서 유로 가는 과정에서 '진짜 잘하는 애구나'라는 걸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중 오투는 '모닝', '우리끼리', '문' 프로듀싱에, 이쿄는 '춤', '온도', '우리끼리', '클러치'에 참여했다. 오투는 "'모닝'을 만들 땐 보컬 중심적으로 메이킹을 해보자 생각했고, '우리끼리'는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조화로움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뒀다. '문'은 곡 안에서 기타를 연주하는데 악기 연주에 중점을 뒀다. 조율하는 역할보다는 어떻게 악기를 재밌게 잘 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쿄는 "네 트랙에 참여했는데 최대한 가볍게 접근해서 끝까지 무거워지지 않으려 했다. 무거워지면 재미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작업에 임할 당시 자신만의 기준을 밝히기도 했다.'이주민' 프로젝트를 통해 더없이 좋은 음악적 동료로 맺어진 이쿄와 오투는 '앙코르'에 이어 새로운 앨범 작업도 함께한다. 오투는 "'이주민'을 통해 앨범 내는 게 어떤 건지 직접 많이 배웠다. 몸소 느끼고 있다"며 웃었고, 이쿄는 "계속 재미있게 음악을 하려 한다"는 건강한 각오를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