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명 맞은 '백색입자 백신'…신고 후 발표까지 사흘 걸린 이유

식약처 "확인 과정에서 시간 걸렸다"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독감 백신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신고 접수 이후 정부 발표까지 사흘이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문제 소지가 있는 백신을 접종 받은 국민이 약 6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제 발생 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공개하는 데 3일이나 걸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색입자 관련 안전성 문제는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늑장대응으로 맞지 않아도 될 백색입자 백신을 국민이 맞았다는 것이다. 정춘숙 의원은 "먼저 국민에게 알리고 나머지 조치를 하는 게 훨씬 더 선제적 대응이었을 것"이라며 "독감 백신 관련 콜드체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안전성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안전엔 문제가 없다'고 얘기할 순 있지만 국민적 신뢰는 잃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일 오후 경북 영덕군 소재 한 보건소 독감백신에서 백색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이 사실을 사흘 뒤인 9일 오후 6시에 알렸다.

이와 관련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문제 발생 후 며칠이 지나 조처한 것은 초동단계에서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이어 "국민들께 (후속) 조치, 범위, 수준을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조사를 했다"며 "식약처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식약처는 앞서 "해당 보건소가 제출한 사진만으로는 백색입자의 종류를 알 수 없었고 그 보건소에 국한된 문제인지 여부를 알 수 없어서 확인 과정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백색 입자가 발견된 백신의 경우) 밀봉 포장에 파손이 없어서 외부 오염이 아니라 내부 물질의 응집이다. 37℃ 조건(상온 노출)에서 확인된 미세 입자가 대부분 단백질이었다"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의경 처장은 "독감 백신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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