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무허가 투표함 논란…공화당 설치에 당국 철거명령

주 정부 "불법 가짜 투표함" vs 공화 "법적으로 문제 안 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화당이 지지층의 대선 투표를 독려한다는 목적으로 무허가 투표함을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화당은 로스앤젤레스(LA)와 프레즈노, 오렌지 카운티에 우편 투표 용지를 회수하는 용도로 50여개의 무허가 투표함을 설치했다.

주 공화당은 이들 3개 카운티의 교회와 총기 상점, 공화당 사무실 인근에 투표함을 배치했고, 이 투표함에는 '공식 투표함'이라는 흰색 표지까지 부착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이끄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공화당이 설치한 투표함은 불법이라며 철거를 명령했다. 앨릭스 파딜랴 주 국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법은 무허가 투표함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해당 카운티의 선관위 관리만이 투표함을 감독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파딜랴 장관은 이어 무허가 투표함에는 투표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보호 장치가 없다면서 "공화당이 설치한 투표함은 가짜 투표함"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주 공화당은 자신들이 설치한 투표함은 선관위에 제출할 투표용지를 모으는 절차일 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 공화당은 성명에서 "선거법은 투표 조작과 위조, 매수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다"며 "주법은 단체나 자원봉사자, 선거 운동원이 투표용지를 모아 선관위에 전달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주 정부는 무허가 투표함 철거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비어 베세라 주 법무장관은 "부적절한 방법으로 유권자의 투표를 관리하는 것은 기소 대상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