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주식 수익률 부풀려 '성과급 잔치'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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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해외 주식 부문 수익률을 부풀려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연기금은 배당세를 수익률에 포함하지 않는데 국민연금은 수익률에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국민연금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하긴 했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역들은 부풀려진 초과수익을 근거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역들은 총 155억4268만원, 운용역 1인당 평균 5651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지난 5년 동안 성과급은 총 432억 8310만원이 지급됐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백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국가별 조세협약에 따라 배당세를 전액(또는 일부) 돌려받는다. 배당세로 환급받은 돈은 국민연금이 운용을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초과수익률을 산정할 때 ‘거저’ 돌려받은 돈까지 계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백 의원의 지적이다. 예컨대 미국 배당주 투자로 1000억원의 배당수익이 났을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배당세 30%를 돌려받았다면 30%(300억원)를 뺀 700억원이 진짜 국민연금 실력으로 번 수익인데도 국민연금은 조세협약에 따라 미국 정부가 거저 돌려준 300억원까지 수익으로 계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 의원실에 따르면 배당세 감면 효과를 제외했을 때 국민연금 해외주식 초과수익은 마이너스(-0.10%포인트)인데, 국민연금은 2019년 기준으로 플러스 수익률로 발표(0.3%포인트)했다. 국민연금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난해 성과평가보상전문위왼회에 해당 사안을 안건으로 올렸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못했다. 백 의원은 “한국투자공사도 국민연금처럼 똑같은 수익률을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공사는 성과 측정 왜곡 가능성을 인지하고 차감 전 기준으로 변경하였다”며 “국민연금도 기금위를 열고 벤치마크 조정 논의를 서둘러야 하다”고 주장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