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의선號 현대차', 글로벌 시장 넘버원 기대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어제 이사회에서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20년간 현대차그룹을 이끌며 글로벌 5대 완성차 업체로 성장시킨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뿌리부터 바뀌는 와중에 새 사령탑이 현대차그룹을 이끌게 된 것이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 실현에 기여하겠다”며 ‘인류를 위한 진보’란 경영철학을 제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위기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정 회장은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외 판매 감소는 그렇다 치더라도, 자동차산업 자체가 탄생 이래 가장 큰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어서다. 내연기관에서 전기배터리로 동력원이 바뀌면서 글로벌 메이커들은 사활을 걸고 구조 전환의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차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친환경·미래차 시대가 열리면서 테슬라 같은 혁신적 전기차 회사가 등장한 것은 기존 자동차 회사들에 엄청난 도전이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노사 안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지배구조 개편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수많은 도전 과제를 안고 시동을 건 정의선 체제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안팎의 기대는 크다. 정 회장은 기아차 사장 시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K시리즈 돌풍’을 일으켰고, 지난 2년간 수석부회장으로서 그룹의 대대적 혁신을 진두지휘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4위권을 유지하고, 수소전기차 분야에선 독보적인 것도 정 회장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그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등 미래시장 선점에 앞장섰을뿐더러 사내외 소통에도 적극적이어서 ‘준비된 회장’이란 평가를 받는다. 정주영 선대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현대차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은 이유다.

현대차그룹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애정 어린 응원도 필요하다.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자유롭게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최우선이다. 자동차산업이야말로 일자리 보고(寶庫)일뿐더러 제조업의 중추이자 수출 효자다. 이런 기업이 세계 1등으로 우뚝 설 때 한국 경제도 선진경제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정의선의 현대차’가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며 달려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