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결승타' 김재호, 쑥스러운 소감 "부족한 점 많이 느껴"

FA 계약 마지막 해…마지막 불꽃 태우는 김재호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35)는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4년 전 첫 FA 취득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대형 계약을 기대하기엔 나이가 적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FA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다.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등 많은 팀 동료들이 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재정 압박을 느끼는 현 소속 팀 두산이 김재호와 계약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두산은 물론, 다른 구단들도 김재호에게 만족할 만한 선물꾸러미를 안길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런 환경은 김재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김재호는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FA 취득 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그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도 집중력을 과시했다.

1-1로 맞선 7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천금 같은 결승타를 터뜨렸다.

빗맞은 타구였는데, 좌익수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면서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른바 '바가지 결승타'였다.

앞선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던 김재호는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

그는 경기 후 차분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요즘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오늘 결승타가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호의 눈은 가을야구에 맞춰져 있다. 그는 "정규시즌 우승은 힘든 상황이 됐기에 포스트시즌은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가야 한다"며 "오히려 이런 위치가 선수들이 부담을 덜기엔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