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건 낫또뿐' 이바라키현…8년만에 '최악의 지역' 탈출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일본인 70%가 이바라키 한자표기 못읽어
민관합동 '이바라키꼴찌현탈출연계회의' 발족해 이미지 개선
홋카이도 12년 연속 '매력도 1위'
올해의 꼴찌는 도치기현
지난 12년 동안 한차례를 제외하고 줄곧 '일본에서 가장 매력없는 지역'이라는 오명을 썼던 이바라키현이 마침내 꼴찌에서 탈출했다.

민간 조사회사인 '브랜드종합연구소'가 15일 발표한 2020년도 '매력도 순위'에서 이바라키현은 일본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42위에 올랐다.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이바라키현은 2012년 꼴찌에서 두번째인 46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최하위였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의 관심도 홋카이도가 12년 연속 차지한 1위보다 이바라키의 꼴찌 탈출 여부에 더 집중되는 편이다. 이바라키가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도쿄 북동부의 수도권 지역이어서 별달리 볼만한 것이 없다는 평판과 함께 '떠오르는 건 낫또 뿐'이라고 할 정도로 낫또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낫또의 70%가 이바라키산이다.

일본인의 70%가 이바라키의 한자 표기인 '茨城'를 읽지 못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 때문에 전국 방송의 일기예보에도 이웃 지바는 '千葉'라고 한자어로 표기하지만 이바라키현은 히라가나나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바라키현이 8년만에 탈꼴찌에 성공한 것은 해변가를 중심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깔고 낫또 이외에 메론 같은 특산품을 적극 홍보한 덕분으로 분석됐다. 덕분에 이바라키현을 '매우 매력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지난해 2.3%에서 5.0%로 올랐다. 이 가운데 20대의 비율이 2.2%에서 7.8%로 올라 SNS 홍보효과가 톡톡했음이 확인됐다.

올 7월에는 이바라키현민들의 주도로 '이바라키꼴찌현탈출연계회의'를 발족해 민관 합동으로 불명예를 씻기 위해 힘을 합쳤다. 오이가와 가즈히코 이바라키현 지사는 "아직 우리 현의 매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순위기 때문에 더 올라갈 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꼴찌의 불명예는 세계문화유산 닛코가 있는 도치기현이 뒤집어썼다. 25위를 목표로 하고 있던 도치기현의 후쿠다 도미카즈 지사는 "'엣"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고 취재진에게 답했다. 오이가와 이바라키 지사는 "그 기분을 잘 알지만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위로를 전했다.1위는 12년 연속 홋카이도가 차지했다. 교토, 오키나와, 도쿄, 가나가와가 2~5위에 올랐다.

'매력도 순위'는 브랜드종합연구소가 지난 6~7월 인터넷을 통해 일본인 약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인지도와 방문경험 등 84개의 항목을 수치화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