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중국·베트남·캐나다…규제 덜한 외국인들, '강남 집' 구매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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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등 아시아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국적 외국인이 올해 서울 강남권 부동산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의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출 규제가 덜한 외국인이 서울 주택 취득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가뭄속 외국인은 더 샀다
18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매수 및 매도)은 925건으로 집계됐다.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구로구(87건)를 제외하면 강남구(84건), 송파구(64건), 서초구(60건) 등 이른바 강남3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 중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4%(208건)에 달했다. 지난해 19,0%(291건)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했다. 올들어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외국인들의 부동산 쇼핑이 강남3구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홍 의원은 설명했다.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매매현황이 자치구별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감정원은 매달 부동산 거래현황을 발표하면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이 건축물에는 아파트, 단독주택, 빌딩 등이 포함된다. 아파트만 얼마나 샀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빌라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매수세는 더 두드러진다. 대법원이 추경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올 1~9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오피스 등) 취득은 2555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238건)보다 14.1% 늘었다. 대부분이 오피스 등 업무용이 아닌 주거용 부동산인 것으로 대법원은 추정했다. 송파구에서 186건을 취득해 지난해 같은 기간(124건)보다 50%가 증가했다. 강남구는 214건으로 19.5% 늘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와 송파구의 전체 아파트 거래는 각각 18.6%, 5.1% 감소했다.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세금 부담 강화 등이 거래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누가 왜 사들이나
국가별로 집합건물 매입규모를 보면 중국과 미국인 거래가 많다. 중국인의 국내 집합건물 매입 건수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8125건이었다. 전체(1만2307건) 거래의 66%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5% 늘었다.
올해 증가세는 대만과 캐나다 국적 외국인의 거래가 두드러졌다. 대만인은 383건을 사들여 작년(249건)에 비해 53.8% 증가했다. 캐나다도 729건으로 작년(512건)보다 42.3% 늘었다. 해외 부동산투자자문 전문기업 글로벌PMC의 김용남 대표는 “캐나다 등 선진국에선 교포 등 ‘검은머리 외국인’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자산가들이 강남 부동산 매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부동산매입은 투자목적도 상당수 차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아파트·연립주택 등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은 6042명이었다. 두 채를 보유한 외국인이 41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이 926명이었다. 집합건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은 133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세청이 2017년부터 올해 5월 사이 외국인 아파트 취득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이 기간에 가장 많은 아파트를 사들인 외국인은 67억원으로 42채의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국세청이 201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외국인이 구입한 아파트 2만3167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69채(32.7%)에는 해당 아파트를 구입한 외국인이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구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 중개법인 대표는 “국내 다주택자와 법인이 매물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몰리자 강남권의 수익률 좋은 부동산 매물을 찾는 외국인이 많다”며 “선진국 주요도시에 비해 아직 가격이 저렴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국세청은 지난 8월 주택 임대 소득 등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금탈루 여부 등을 밝혀 해외 세무 당국에도 통보할 계획이다.◆커지는 역차별 논란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로운 외국인들이 투자가치와 안정성이 뛰어난 강남3구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거주 외국인은 국내에서 주택을 구입할 경우 다주택자 규제를 받지 않는다. 자국 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은 외국인 취득세율을 높이는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은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은 외국인의 자국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는 각종 장치를 두고 있다”며 “올들어 부동산 규제가 쏟아진 만큼 내국인과 외국인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정/장현주 기자 yjlee@hankyung.com
◆거래가뭄속 외국인은 더 샀다
18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매수 및 매도)은 925건으로 집계됐다.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구로구(87건)를 제외하면 강남구(84건), 송파구(64건), 서초구(60건) 등 이른바 강남3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 중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4%(208건)에 달했다. 지난해 19,0%(291건)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했다. 올들어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외국인들의 부동산 쇼핑이 강남3구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홍 의원은 설명했다.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매매현황이 자치구별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감정원은 매달 부동산 거래현황을 발표하면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이 건축물에는 아파트, 단독주택, 빌딩 등이 포함된다. 아파트만 얼마나 샀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빌라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매수세는 더 두드러진다. 대법원이 추경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올 1~9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오피스 등) 취득은 2555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238건)보다 14.1% 늘었다. 대부분이 오피스 등 업무용이 아닌 주거용 부동산인 것으로 대법원은 추정했다. 송파구에서 186건을 취득해 지난해 같은 기간(124건)보다 50%가 증가했다. 강남구는 214건으로 19.5% 늘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와 송파구의 전체 아파트 거래는 각각 18.6%, 5.1% 감소했다.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세금 부담 강화 등이 거래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누가 왜 사들이나
국가별로 집합건물 매입규모를 보면 중국과 미국인 거래가 많다. 중국인의 국내 집합건물 매입 건수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8125건이었다. 전체(1만2307건) 거래의 66%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5% 늘었다.
올해 증가세는 대만과 캐나다 국적 외국인의 거래가 두드러졌다. 대만인은 383건을 사들여 작년(249건)에 비해 53.8% 증가했다. 캐나다도 729건으로 작년(512건)보다 42.3% 늘었다. 해외 부동산투자자문 전문기업 글로벌PMC의 김용남 대표는 “캐나다 등 선진국에선 교포 등 ‘검은머리 외국인’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자산가들이 강남 부동산 매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부동산매입은 투자목적도 상당수 차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아파트·연립주택 등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은 6042명이었다. 두 채를 보유한 외국인이 41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이 926명이었다. 집합건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은 133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세청이 2017년부터 올해 5월 사이 외국인 아파트 취득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이 기간에 가장 많은 아파트를 사들인 외국인은 67억원으로 42채의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국세청이 201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외국인이 구입한 아파트 2만3167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69채(32.7%)에는 해당 아파트를 구입한 외국인이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구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 중개법인 대표는 “국내 다주택자와 법인이 매물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몰리자 강남권의 수익률 좋은 부동산 매물을 찾는 외국인이 많다”며 “선진국 주요도시에 비해 아직 가격이 저렴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국세청은 지난 8월 주택 임대 소득 등의 탈루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금탈루 여부 등을 밝혀 해외 세무 당국에도 통보할 계획이다.◆커지는 역차별 논란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로운 외국인들이 투자가치와 안정성이 뛰어난 강남3구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거주 외국인은 국내에서 주택을 구입할 경우 다주택자 규제를 받지 않는다. 자국 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은 외국인 취득세율을 높이는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은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은 외국인의 자국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는 각종 장치를 두고 있다”며 “올들어 부동산 규제가 쏟아진 만큼 내국인과 외국인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정/장현주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