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 위기 넘겼지만…진해 웅동레저단지 총체적 난국

도로·녹지 기반사업 올 스톱…호텔 등 2단계사업도 진척 없어
경남시민주권연합 "토지사용 기간 연장 등 특혜비리 사업" 주장
진해 웅동복합관광레저단지(이하 웅동레저단지)가 올해 초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후에도 사업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2월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2039년 12월까지 30년간 임대료를 받고 진해오션리조트에 웅동레저단지 땅을 빌려주는 협약을 체결했다.

진해오션리조트는 이 협약을 근거로 1단계 사업인 골프장 등을 조성하면서 금융권에서 1천330억원을 빌렸다.

이 자금의 만기가 지난 2월 말이었다. 진해오션리조트는 다른 금융권에서 2년 기한으로 돈을 빌려 기존 부채를 갚는 방법(대환대출)으로 디폴트를 겨우 피했다.

그러나 이후 자금 부족으로 도로, 녹지 조성은 물론, 호텔·상업시설·휴양문화시설·스포츠파크 등을 짓는 2단계 사업을 전혀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진해오션리조트는 2030년 말로 끝나는 토지사용 기간을 2047년까지 7년 8개월 늘려달라는 협약 변경을 경남개발공사, 창원시에게 요청했다. 2020년 기준으로 토지사용 기간이 불과 20년밖에 남지 않아 수익시설을 지어 자금 회수·이익을 남길 기간이 짧아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창원시는 의회 동의를 얻어 토지사용 기간 연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경남개발공사는 현재까지 토지사용 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시민주권연합은 15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웅동레저단지 사업을 특혜비리 사업으로 규정하고 사법기관이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은 "창원시가 토지사용 기간 연장에 동의해주는 등 성실하게 사업추진을 하지 않고 있는 민간사업자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철저히 수사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시는 "감사원 정기감사, 감사원 공익감사에서도 토지사용 기간 연장 등 이 사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오히려 경남개발공사가 토지사용 기간 연장을 해주지 않아 귀중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웅동레저단지 개발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유일한 여가·휴양지구인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수도동 일대 225만㎡에 관광·레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은 원래 바다였다.

신항 건설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를 매립해 땅을 만들었다.

지분 비율에 따라 창원시가 36%, 경남개발공사가 64% 땅을 소유한다.

2009년 협약에 따라 진해오션리조트는 임대한 웅동레저단지 땅에 1단계로 골프장을 만들고 2단계로 호텔 등 상업시설, 휴양문화시설, 스포츠파크 등을 지어 운영수익으로 사업비를 회수하고 사업기한이 끝난 후 시설을 기부채납한다.

1·2단계 사업비는 진해오션리조트가 투자를 받아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협약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들어선 시설은 골프장 하나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