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게이트' 명명한 野…"꼬리자르기로 덮을 생각 마라" [여의도 브리핑]

민주당 '노동대변인'이 나경원 관련 논평 내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게이트' 네이밍 하고 맹공
정의당 "민주당, 정정순 체포동의안 처리 왜 안 하나"
국민의당 "정부·여당, 라임·옵티머스' 덮을 생각이라면 오산"
서울 삼성동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 /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노동대변인이 노동 아닌 나경원 관련 논평 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총 5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국정감사에 대한 내용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내용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 △지역균형뉴딜에 대한 내용 △산업재해보험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직능별로 대변인을 두고 있는데요. 이날 이례적으로 노동대변인이 노동 관련 문제가 아닌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관련해 논평을 냈습니다. 다음은 민주당 논평입니다.
김현정 민주당 노동대변인 : 검찰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고소한 안진걸 소장과 MBC 기자에 대한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사건 모두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처음부터 빤히 예상됐던 '퉁치기 불기소' 결과가 나왔다며, '추미애 검찰'의 기획된 정치 공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적반하장이자 참으로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나 전 의원이 해야 할 것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 아니라 무혐의 처분 내린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명확한 소명입니다. 시민단체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스페설코리아(SOK)사유화 의혹과 자녀들의 입시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첫 고발 이후 1년 정도 지났지만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은 없이 고발인만 열 차례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나 전 의원이 주장한 대로 검찰은 하루빨리 법에 따라 조사하고 결론을 내야 합니다. 그 길만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제기하는 검찰의 불신을 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15일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앞에서 피해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스 게이트'…공세 수위 끌어올리는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같은날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내용 △'임대차 3법'에 대한 내용 △선거법 관련 검찰 기소에 대한 내용 △이수혁 주미대사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 등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라·스 게이트'라고 칭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다음은 국민의힘 논평입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 : 대통령께서 라임·옵티머스 게이트(이하 라·스 게이트) 수사를 통 크게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 수사야 일일이 어떻게 개입하겠나"라며, 검찰에 개별 사건을 지휘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구체적 수사 지시는 쭉 있어 왔다. 또 대통령 말씀을 보면, 청와대는 라·스 게이트에 대한 적극 수사에 협조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검찰이 요청했다는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는 존속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검증 관련 확인해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별로 협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펀드 하자 치유'라는 문서를 수사하기도 전에 '허위'라는 식으로 답했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염려할 사항이 아니다'고 했다. 정부·여당이 앞장서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절반이나 잘라먹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철도공사·국가철도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여당, 일하겠다면서 정정순 체포동의안 처리 왜 안 하나"

정의당은 총 8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현충원 경사로 설치에 대한 내용 1건 △인구주택총조사에 대한 내용 1건 △최종범 '불법 촬영' 혐의 무죄에 대한 내용 1건 △미 국방장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한 내용 1건 △민주당 국정감사 활동 공지문에 대한 내용 1건 △인천퀴어문화축제 참여한 이동환 목사 정직처분 2년에 대한 내용 1건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과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을 촉구하는 내용 1건 △검찰의 이은주 의원 기소에 대한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

정의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정순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이 어떠한 입장인지 밝히라고 압박했습니다. 다음은 정의당 논평입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 : 정정순 의원은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8차례 검찰 조사를 사실상 거부해 21대 국회 첫 번째 체포동의안 당사자라는 오명을 자초했습니다. 오늘 검찰이 선거법 위반에 대한 분리 기소에 따라 정정순 의원의 체포 동의 처리가 무산되는 상황은 피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민주당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의지와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민주당 지도부는 '방탄 국회는 없다' '원칙대로 하겠다'며 정정순 의원에 대한 입장만 반복했을 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소집 등은 미온적이었습니다. 명분과 수의 논리로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법과 예산까지 일방 처리하던 민주당의 평소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민주당의 선택은 방탄 국회냐 아니면 법대로 국회냐 양자택일뿐입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첫 체포동의안 당사자가 자당 국회의원이라는 그 무게와 국민들의 시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국정감사 뒤에 숨지 말고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계획을 즉각 밝혀야 합니다.
지난 6월22일 서울 삼성동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의 모습 /사진=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국민의당 "이대로 '라임·옵티머스' 덮을 것이라면 오산"

국민의당은 총 2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내용, 국정감사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 국민의당도 국민의힘과 함께 연일 정부·여당 인사들의 라임·옵티머스 사태 연루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국민의당 논평입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1조2000억원을 모은 후 부실회사 인수·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해 투자자 2900여 명에게 피해를 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이라는 30대 중반의 이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되었다.이번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 북한의 민간인 사살 후 시신 훼손 사건 등, 공방이 치열한 이슈에 관한 야당 측의 주요 증인 채택을 거의 다 거부하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 행정관의 남편인 윤모 셉틸리언 전 이사 등 옵티머스 관련 증인 채택까지도 모두 거부했던 여당이 이례적으로 이 전 행정관 증인 채택을 전격 수용한 것은 아마도 점점 의혹이 커져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음이 부담스러워 매 사안마다 등장하는 이 행정관마저 거절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아니면 현 정권의 핵심 인사 20여 명이 명기됐다는 옵티머스 연루자 리스트를 덮기 위한 깃털로 30대 여성 행정관을 내세워 이를 적당히 잠재우겠다는 발상이라면 큰 오산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