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대표, NH투자증권의 '태국' 투자결정 개입의혹

野 "외압 있었을 것"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오른쪽),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NH투자증권이 약 5100억원 규모의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가 깊히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야당은 특히 투자 결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을 두고 “부탁같은 것이 없었다면 제대로 된 심사 절차도 없이 결정이 이뤄진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증언을 공개했다. 해당 사업의 에이전시와 김 의원실의 통화가 담긴 이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표는 사업 에이전시를 NH투자증권에 소개하고, 관련 회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해당사업과 관련된 금융투자계획 전반에 개입하고 있었다. 당초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립사업은 민간 현지 사업자인 ‘우드플러스’가 남동발전 등에 여러 차례 투자를 제안했음에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우드플러스의 한국 대표인 이 모씨가 옵티머스를 이끌었던 김 대표를 만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NH투자증권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달뒤인 2월 투자를 거절해왔던 남동발전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업무협의 요청을 받았고, 이후 남동발전은 다시 NH투자증권을 찾아 해당사업에 대한 경과 내역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NH투자증권은 즉시 투자 의향을 밝혔다. 2월 한달 내에 업무협의 제안과 투자 결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다.

김 의원은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급진전된데는 배후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재현 대표와 연결된 NH투자증권의 고위층이 누구인지 밝히고 제대로 된 투자심사 없이 외부 기관에 밝힌 ‘투자 의향’의 책임은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같은당 안병길 의원 역시 “부탁 같은 것이 없었다면 어떻게 허위 엉터리가 진행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선 금융감독원의 옵티머스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김 대표가 NH투자증권 사내방송에 출연해 상품을 홍보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 5월 NH투자증권 사내방송에 출연해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펀드를 특화시켜 운용하고 있고, 리스크는 거의 없다’며 옵티머스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를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