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홍영 유족 "꿈 많던 아들 무너져"…법정서 눈물

재판부, 당시 검사장·차장검사 증인 채택
상급자인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유족이 16일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며 법정에서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판에 출석한 김 검사의 어머니 이모씨는 "훌륭하게 키운 아들을 국가가 망가뜨렸다"며 "검사 생활 15개월 만에 꿈많던 아들이 무참히 무너져 한스럽고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이씨는 "검찰과 우리 사회의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고, 국가의 책임에 대해서는 적정한 경제적 배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판부가 여러 기록물과 증거물을 잘 살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했다.

재판부가 최근 대검찰청에 감찰보고서 제출을 명령한 데에 대해서는 "(당시 감찰이) 사건축소에만 목적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에 마음이 무거웠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재판부는 김 검사 유족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김진모(54·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와 조상철(51·23기) 서울고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검사가 서울남부지검에 근무할 당시 김진모 변호사는 서울남부지검장, 조상철 고검장은 서울남부지검 1차장이었다.

다만 신문은 서면으로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법정에 직접 출석하도록 했다. 김 검사는 2016년 5월 업무로 인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진상조사 결과 김 검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김대현(52·27기) 전 부장검사가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한 것으로 드러났고, 법무부는 같은 해 8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해임에 반발해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한편 대검찰청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의 고발로 수사가 진행 중인 김 전 부장검사의 수사·기소 타당성을 따지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