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옥중 입장문'에 여야 "난 아냐" 펄쩍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공개한 옥중 입장문에 등장한 정치권 인사들은 하나같이 "난 아니다"라며 펄쩍 뛰었다.

특히 야권은 입장문에 들어간 '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이라는 표현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입장문에 현역 국회의원인지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검사장 출신의 야당 정치인은 몇 안되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인 한 현역 의원은 통화에서 "간단하게 답하자면, 김봉현이라는 이름을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처음으로 알게 됐다"며 "가족 중에 (입장문에 거론된) 우리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역 의원은 사건 발생 시기를 언급하면서 "일단 나는 그때 정치인도 아니었다"면서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야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의원'이 아닌 '정치인'으로 굳이 표현한 점을 볼 때, 원외 인사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야권의 한 원외 인사는 "라임 자금이 들어간 회사 중에 내가 자문을 맡았던 곳이 있을 뿐 로비와는 무관하다"며 "김 전 회장과도 모르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라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여권 인사들도 다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금품을 받은 혐의로 최근 소환 조사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통화에서 "라임 사건과 무관하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도 없다"면서 "국회의원 임기 동안에 김봉현 씨와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라임 비리 의혹에 이름이 나오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언론과 접촉이 안 되고 있다.

그는 다만 김태년 원내대표에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들과 최근 면담해서 확인할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국회 사무총장인 김영춘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 출석 날짜를 조율 중임을 알린 뒤 "라임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5천만원 로비' 대상으로 지목됐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옥중 입장문과 관련, "만약 사실이라면 김봉현 사기 사건이 아닌 검찰 게이트가 아닌가"라며 "검찰개혁을 좌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