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효과' 현대글로비스 하락장서 '나홀로' 2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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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현대차·기아차·모비스 지분 미미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최근 하락장에서도 20% 이상 오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급등 시점이 정의선 회장 체제 전환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기업 가치가 커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 소유…중요도 커져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지난 12일 15만원에서 지난 16일 1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3일부터 4일 연속 오르며 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8년 4월 17일(18만8000원)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전반적인 하락장으로 상승폭이 다소 제한됐지만 16일에는 19만6500원까지 오르며 13일부터 상승률이 30%를 넘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4일 연속 내리며 -2.5%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다.
현대차그룹의 다른 주요 계열사와 비교해도 주가 상승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4.4% 하락했고 기아차도 5.1% 내렸다. 현대모비스는 0.8%의 미미한 상승에 그쳤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뛰기 시작한 시점은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3일부터다. 시장은 정의선 회장 체제하에서 현대글로비스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현재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현대차(2.62%), 기아차(1.74%), 현대모비스(0.32%) 등 각각 3%를 넘지 않는다. 반면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을 갖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정의선 회장으로서는 지분을 많이 가진 현대글로비스의 가치가 커지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이에 현대글로비스가 앞으로 수소경제와 전기차 사업, 중고차 유통 등 그룹의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가치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한 기업으로 수소경제와 전기차 등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추진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 또한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에 이달에만 24.6%의 주가가 상승했음에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이날 "현대차그룹 전체의 시장 점유율이 반등하고 있는데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되리라 기대한다"며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53.6% 상향한 2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