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와 협상 문 약간 열려…양보하면 대화는 할 수도"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치킨게임
英 70여 경제단체는 "경제타격 우려, 합의하라" 요구

영국과 유럽연합(EU)와의 무역협상을 두고 양측간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는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과 EU의 협상의 문은 아직 약간 열려있다”며 “EU의 입장이 바뀐다면 영국도 대화에 안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지난 16일 영국 총리실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통해 “EU와의 무역협정 협상이 끝났다”며 “전날 EU 측이 기존 협상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화가 끝났다”고 으름장을 놓은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영국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 EU와의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며 EU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6일 존슨 총리는 “EU가 협상에 근본적 변화를 내놓는다면 들어볼 의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역협정 없이 EU와 결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도 굽히지 않는 분위기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앞서 “EU는 무역합의를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양보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브 장관은 EU와 영국간 협상이 더딘 책임이 EU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가 사실상 지난주 영국과의 회담을 종료했다"며 "양측이 진전을 이루고 있었으나 EU가 발을 뺐다"고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행정부는 EU와 무역 협의가 불발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원칙으로 EU와 무역을 하고, 특정 분야에 대해선 부차적으로 합의를 하는 ‘호주식 무역 모델’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경제단체와 기업들은 영국 정부의 '치킨게임'에 자칫 민간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날 영국산업연맹(CBI), 영국과학기술협회(TechUK), 영국소매업컨소시엄(BRC), 영국 자동차산업협회(SMMT) 등 영국 경제단체 70여곳은 "영국 정부와 EU가 무역 협상을 계속하고, 합의점에 도달하길 요청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