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선, 3분의 1이 초선…아프리카ㆍ남미ㆍ스리랑카계도

지난 17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당선된 전체 의원 120명 중 3분의 1선인 40명이 초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이민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나라답게 외국에서 태어난 이도 5명이나 된다. 특히 아프리카, 남미, 스리랑카 출신들은 이번에 처음 국회에 진출, 뉴질랜드 정치사의 새 장을 열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18일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한 데 대해 총선 전에 국민당 의원 12명 등 현역 의원 18명이 은퇴를 선언한 데다 뉴질랜드제일당이 이번 총선에서 저조한 당 득표율로 갖고 있던 9석을 모두 잃으면서 빈자리가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정치권에 대한 뉴질랜드인들의 변화 욕구가 표심을 통해 구현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선 의원들을 정당별로 보면 노동당 22명, 국민당 5명, 액트당 9명, 녹색당 3명, 마오리당 1명으로 저신다 아던 총리의 인기를 등에 업은 노동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녀 구성비는 여자 23명, 남자 17명이다.

양대 정당 대표 모두가 여성인 데서도 알 수 있듯 뉴질랜드 정치권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 중 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은 5명으로 뉴질랜드 사회가 추구하는 소수민족 포용, 다양성 추구가 단순히 구호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준다.

특히 아프리카, 남미, 스리랑카 출신들이 처음 국회에 진출하면서 다양성의 색채가 더욱 짙어졌다.

아프리카 출신은 수단,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에리트레아 난민 출신의 이브라힘 오메르(40) 노동당 의원이다. 그는 웰링턴에 있는 빅토리아 대학에서 청소 일을 하며 공부해 정계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바누시 월터스(39) 의원은 다섯 살 때 부모와 스리랑카에서 이주해 오클랜드 법대에서 공부한 인권 변호사로 어린 세 자녀의 엄마이기도 하다.

또 녹색당의 리카르도 멘데스 마치(32) 의원은 지난 2006년 뉴질랜드로 이주한 멕시코 태생으로 첫 번째 남미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이 밖에도 외국 태생으로는 26세의 중국계 여성 변호사이기도 한 나이시 첸 의원, 의사 출신인 인도 태생의 구아라브 샤르마 의원 등이 있다.

또 세금 전문 변호사 출신 바버러 에드먼즈 의원은 부모가 사모아 태생이고 감염병 전문가 아예사 버랄 의원은 어머니가 인도양에 있는 몰디브계 이민자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았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초선 의원은 교사 출신의 마오리당 라위리 와이티티(39) 의원이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검은색 뿔테 안경과 얼굴에 가득 새겨넣은 전통적인 마오리 문신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