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는 아이템이 아니다"…민주노총, 판교서 IT 노조 독려

"중소사업장 많아 노동자 권리 부실…내달 실태조사 결과 발표"
민주노총은 IT업계에 중소 사업장이 많아 노동자 권리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IT 노동조합 확대 캠페인을 벌인다고 19일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 IT기업 노동실태를 조사하는 등 노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IT기업 중 300인 이상 사업장은 0.4%에 불과하고 전체의 95.6%가 50인 미만 사업장, 55.8%가 5인 미만 사업장이다.

인원으로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가 전체의 43.9%에 달한다. 민주노총은 "IT 노동자 3명 중 2명이 20∼30대 청년층"이라며 "2016년 넷마블에서 28세 게임 개발 노동자가 과로사한 후에도 장시간 노동과 권고사직, 잦은 이직 탓에 노동자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T 산업 특성상 산업 전반이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으므로 사업장을 넘어 업종 전반으로 노조가 확대돼야 노동 조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민주노총은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11월 7일까지 판교 지역 IT 노동자 실태조사를 벌인다. 포괄임금제(야근이나 휴일근무수당을 포괄적으로 기본급에 산입하는 임금 체계) 여부, '공짜 야근' 실태, 코로나19 이후 노동 실태 등을 온라인 설문으로 조사한다.

홈페이지(itgame119.com)에서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내달 전태일 열사 50주기(11월 13일) 기간에 실태조사 결과와 요구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부터 5일 동안은 판교 일대에서 노조 캠페인을 벌인다.

실태조사를 홍보하고 포괄임금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선전물·현수막을 뿌린다.

캠페인에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화섬식품노조 산하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 지회 등이 참여한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는 쓰고 버리는 '아이템'이 아니다"라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노조이며, IT 노동자는 서로의 울타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