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억弗 에너지업계 최대 M&A…美 코노코, 셰일업체 콘초 인수

세계 7대 ‘오일 메이저’ 중 하나인 미국 코노코필립스가 텍사스 기반 에너지기업 콘초리소시스를 97억달러(약 11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인수합병(M&A)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노코필립스의 콘초 인수는 올해 에너지업계 최대 M&A로 기록됐다.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번 M&A로 에너지업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와 품질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22년까지 연간 5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콘초는 미국 최대 셰일업체 가운데 하나다. 미국 페름분지에서 약 80만 에이커 규모의 시추권을 보유하고 있다. 코노코필립스는 미국 내륙 전역에 걸쳐 이글포드, 바켄, 페름분지 등 1030만 에이커 규모의 시추권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코노코필립스가 저가로 원유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콘초 인수를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코노코필립스는 가용 현금 약 70억달러를 쥐고 있어 최근 석유시장 침체에도 비교적 탄탄한 위치에 있지만 성장 전망은 뚜렷하지 않았다”며 “코노코필립스가 콘초를 인수하면 생산 포트폴리오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석유업계에서는 최근 M&A가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미 셰일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M&A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셰브런은 지난 7월 중소 셰일업체 노블에너지를 50억달러에 인수했고, 지난달 말에는 미국 셰일업체 데번에너지가 경쟁사 WPX에너지와 합병하기로 했다.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당 4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셰일업체가 올해 유가를 배럴당 55~65달러로 예상하고 예산을 짰기 때문에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안정락/선한결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