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공이 베트남의 성공"…'손 꼭잡은' 이재용·베트남 총리

세번째 만남…"세계 최대 생산거점 되게 해달라"

'기업인 특별입국' 1호로 하노이行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전략 '현장경영'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하노이 총리관저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이 아세안 의장국을 맡고, 유엔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는 등 축하할 일이 많다”는 덕담을 건네며 말문을 열었다. 본격적으로 이뤄진 면담에선 삼성의 베트남 사업 전략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대책, 삼성과 베트남의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이 부회장과 함께했다.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이 부회장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2018년 10월 31일 현지 사업 점검을 위해 나선 베트남 출장에서 첫 만남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9일엔 한국에서 면담을 했다.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서울에서 만났다. 당시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삼성이 베트남에 많은 신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삼성의 성공은 곧 베트남의 성공”이라며 “삼성이 계속 발전해서 베트남이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거점이 되게 해달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은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엔 삼성전자의 생산기지들이 몰려 있다. 1995년 호찌민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배터리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려왔다. 현재 박닌 생산법인(SEV)과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등 총 4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삼성전자가 하노이 서부에 건설 중인 모바일 R&D(연구개발) 센터와 인근 휴대폰 공장 등을 방문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R&D 센터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출장 자체가 취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동행한 최고경영자(CEO)를 보면 출장 목적을 짐작할 수 있다”며 “베트남의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전략을 꼼꼼히 살피고 현지 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한 출장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베트남행은 지난달 한국과 베트남 정부가 외교관, 기업인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입국절차 간소화’에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기업인 중 처음으로 특별입국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